지역노동계 현대차 투자협상 불참 배경
광주시 "사실 아닌 이유…불참 유감"
사업 성공 위해 정확한 기준 제시해야
【광주=뉴시스】구길용 기자 = 광주형일자리를 기반으로 하는 현대자동차 완성차공장 투자협상이 지역 노동계의 불참 선언으로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광주형일자리의 평균 초임연봉을 둘러싼 진실공방에 초점이 모아지고 있다.
노동계는 당초 제시됐던 임금 수준보다 턱없이 낮은 2100만원대 설(說)의 부당성을 내세우는 데 반해, 광주시는 2100만원대 설이 전혀 사실무근이라며 3500만원대 안팎을 주장하고 있다.
이는 광주형일자리 사업의 4대 원칙 중 하나인 적정 임금의 핵심 쟁점으로, 향후 광주형일자리 사업의 성공을 위해 정확한 가이드라인이 제시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2일 광주시와 노동계에 따르면 한국노총 광주본부가 현대차 투자협상에 참여하지 않기로 한 배경에는 협상과정의 노동계 배제와 낮은 임금구조가 작용했다.
한국노총 광주본부는 지난달 기자회견을 통해 "광주시민을 모든 비정규직보다 못한 일터로 몰아넣고 최저임금에 허덕이게 하려는 광주시의 투자협상과 관련된 논의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주장했다.
한국노총은 특히 "생산직 초임연봉이 4000만원 정도가 적정하다고 봤지만, 민선 6기 당시에 광주시는 3000만원을 주장했다가 지금은 아예 언급조차 없다"며 "광주시 생활임금에도 미치지 못하는 임금을 받으라는 게 말이 되느냐”고 지적했다.
현대차 투자협상을 둘러싸고 일부에서 흘러나온 평균초임연봉 2100만원 설의 부당성을 지적한 것이다.
하지만 광주시는 2100만원 설이 사실무근이라며 '3500만원+알파'를 주장하고 있다.
광주형 일자리의 임금 수준은 평균 초임연봉 3000만~4000만원 수준을 근간으로 추진해 왔으며 구체적인 임금은 협상과정에서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신설법인이 경영수지 분석 등을 통해 결정하게 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병훈 광주시 문화경제부시장은 "광주형일자리는 반값 임금이 아니라 일자리를 늘리는 것이 목표다"며 "임금은 3500만원대에, 복지프로그램이 플러스 알파로 작용할 것이다"고 말했다.
2100만원 설에 대해서는 평균연봉이 아니라 고졸노동자의 기본급과 직무수당 수준에서 흘러나온 것이 아니겠냐는 의문을 갖고 있다.
특히 현대차의 매출액 대비 인건비 비중이 15.2%로, 도요타(7.8%)나 폭스바겐(9.5%) 등 경쟁사에 비해 높은 상황에서 노사민정 대타협에 기반한 적정 임금을 설정하면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주장도 펴고 있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한국노총이 협상 과정의 노동계 배제와 연봉 2100만원 책정 등 사실이 아닌 이유를 들어 협상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발표한 것에 대해 유감스럽고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시장으로서 모든 기득권이나 자존심을 버리고 가장 낮은 자세로 노조와 함께 가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광주시의 입장을 수용하면 광주형일자리의 평균연봉은 3500만원대 안팎이 될 것으로 보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협상과정에서 광주시가 보여준 불신으로 인해 노동계가 이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투자협상 파트너인 현대차가 있기 때문에 임금수준이나 협상내용을 액면 그대로 밝힐 수는 없다고 하더라도 구체적인 임금 가이드라인 만큼은 제시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것이 노사민정 대타협을 전제로 적정 임금, 적정 근로시간, 노사 책임경영, 원하청 관계개선이라는 광주형일자리 사업의 4대원칙을 지켜나가는 첫 걸음이 될 것이다.
한편 광주상공회의소는 성명을 통해 "현대자동차의 투자의향서 제출이 임박한 시점에 지역 노동계가 '광주형 일자리 완성차 공장' 설립 불참을 선언한 것에 대해 우려감을 표한다"며 "노동계가 다시 한 번 마음을 열고 대승적으로 협력해 달라"고 촉구했다.
kykoo1@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