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 4차 방북 시점 빈 실무협상이 판가름

기사등록 2018/10/02 07:36:00

북미 실무협상서 종전선언-핵신고 조율 여부 관건

폼페이오 4차 방북 늦어지면 북미협상도 장기화

【서울=뉴시스】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지난달 26일(현지시간) 유엔본부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2018.10.01
【서울=뉴시스】강수윤 기자 = 북한의 비핵화와 미국의 종전선언 '빅딜'이 이뤄질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의 4차 방북 시점은 오스트리아 빈에서의 실무협상 결과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은 지난달 18~20일 평양에서 열린 3차 남북정상회담 이후에도 선(先)비핵화 조치를 요구하는 미국과 선(先) 종전선언과 대북제재 완화 등 상응조치가 먼저라는 북한이 여전히 팽팽한 기싸움을 벌이는 양상이다.

 남북정상회담에 이어 유엔 총회 계기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간 한미정상회담,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회동하면서 2차 북미정상회담 재개 가능성이 열리며 북미 대화가 급물살을 타는 듯 했다.

 하지만 북한 리용호 외무상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유엔총회 연설에서 "일방적 핵무장 해제는 있을 수 없다"며 선(先) 종전선언과 신뢰조치에 나서야 한다고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여기에 리 외무상은 "제재가 불신을 증폭시키고 있다"며 대북제재 해제 요구까지 본격적으로 꺼내 들었다. 
 
 리 외무상의 이같은 발언은 폼페이오의 4차 방북과 2차 북·미 정상회담 재개를 앞두고 향후 미국과의 협상에서 주도권을 확보함과 동시에 종전선언에 대한 미국이 먼저 상응조치를 취하라고 재차 압박한 것이란 분석이다.

 북한이 요구하는 상응조치에 대해 논의할 폼페이오의 4차 방북 시점은 오스트리아 빈에서의 실무협상 성패에 따라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미국 정부는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을 재개하면서 뉴욕 유엔 총회에서 폼페이오와 리용호 장관,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북한 카운터파트의 오스트리아 빈 실무협상 '투트랙'을 가동한 바 있다.

 미국과 북한이 각각 쥐고 있는 종전선언 카드와 북측의 핵 신고와 사찰 수용 여부를 빈 실무협상에서 어떻게 조율하느냐에 따라 폼페이오의 평양행 시기가 결정될 것이란 얘기다.

  이에 따라 북미 간 실무협상에선 북한이 요구하는 종전선언 등 미국의 상응 조치, 북한이 언급한 영변 핵시설 영구 폐기를 위한 로드맵 등과 관련해 치열한 줄다리기가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뉴욕=뉴시스】박진희 기자 =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지난달 24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롯데 뉴욕 팰리스 호텔 허버드룸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정상회담에 참석하고 있다. 2018.10.01 pak7130@newsis.com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미국이 종전선언을 해주는 조건으로 제대로된 사찰과 검증을 요구하는 것 같다"면서 "미국이 종전선언이란 상응조치와 (북한이) 무엇을 바꿀 지가 합의가 돼야 한다. 이를 보장받지 않은 상황에서 가지 않을 것 같다. 폼페이오 장관이 또 빈손 방북을 하면 미국 입장에선 손해다"고 지적했다.

  미 국무부의 폼페이오 4차 방북 발표가 늦어질수록 협상이 장기화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신 센터장은 "이르면 이번주에 (미 국무부에서) 발표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폼페이오의 방북은 빠를 수록 좋다"면서 "그러나 방북 발표가 차일피일 늦어지면 비핵화 협상이 또 장기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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