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이 보도한 라브로프 장관의 발언은 시리아와 이를 돕는 러시아가 이제 유프라테스강 동쪽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음을 말해준다.
시리아 한가운데를 종단하는 유프라테스강을 기준으로 시리아의 바샤르 아사드 대통령은 2015년 9월부터 시작된 러시아 공군 지원 덕분에 강 서쪽을 거의 탈환했다. 2016년 12월 북서부 알레포를 탈환한 데 이어 2018년 2월 남서부 수도 다마스쿠스 인근의 동 구타와 다라를 다시 장악한 것이다.
현재 강 서쪽의 거의 모든 반군 세력은 알레포 옆의 이들립주로 철수해 집결해 있다. 시리아와 러시아는 8월부터 이들을 일망타진해 서쪽 영토 수복을 완성할 계획이었으나 300만 주민의 인도적 위기와 화학무기 사용 가능성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로 일단 포기, 연기되었다.
유프라테스강 동쪽에서는 현재 시리아 정부 대신 쿠르드족이 가장 큰 힘을 발휘하고 있다. 200만 명의 시리아 쿠르드족은 내전 전에는 자라불루스, 코비네 등 북동부의 터키 접경지 일대의 좁은 지역에 몰려 있었다. 그러나 쿠르드족 반군이 이슬람국가(IS) 퇴치에 나선 미군의 신뢰와 지원을 받으며 쿠르드족이 실질적으로 통제하는 지역이 몇 배나 커졌다.
지난주 실시된 시리아 내전 후 첫 지방 시의회 선거에서도 쿠르드 장악의 강 동쪽에서는 투표가 이뤄지지 않았다.
2013년 이후 강 동쪽의 중앙에 소재한 락까가 시리아 IS 세력의 거점이었으며 미군은 지난해 5월 이곳 탈환에 쿠르드족 반군 주축의 시리아민주군(SDF)을 앞장세웠다. 현재 시리아 지상에 배치된 미군 2000명은 모두 유프라테스강 동안에 있으며 쿠르드 반군과 함께 활동하고 있다.
이날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이들립주 내의 반군이 아닌 유프라테스강 동안의 미군을 거론하는 것은 시리아 아사드 대통령의 영토 수복 계획서가 새로운 챕터에 들어서고 있음을 짐작케 한다.
kj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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