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인도네시아 장애인아시안게임에 참가하는 대한민국선수단 결단식이 19일 경기 이천의 대한장애인체육회 이천훈련원에서 열렸다. 각 종목 대표 선수와 지도자들은 본 행사에 앞서 합동 기자회견을 열고 대회에 임하는 소감 등을 밝혔다.
신순철(66) 코치와 전민재(41)는 육상을 대표해 나왔다. 전민재는 인천장애인아시안게임 2관왕으로 이번 대회에서도 금메달을 노린다. 2년 전 리우패럴림픽에서도 T36 200m 부문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전민재에게 각오를 들려달라는 요청에 신 코치가 먼저 마이크를 잡았다. “전민재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선수다. 육상을 즐기면서 열심히 한다. 지금도 본인 최고 기록을 내고 있다”고 소개했다. 신 코치는 답변 말미에 “전민재가 자기가 이야기할 것을 써온 것 같다”면서 마이크를 넘겼다.
뇌병변 장애를 앓고 있는 전민재는 의사 표현이 어렵다. 편지를 들고 나온 이유다. 이 편지는 전민재가 전날 1시간 가량 공을 들여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민재의 마음은 스마트폰 음성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다른 이들에게 전달됐다. 장애인체육회 관계자가 마이크를 들어 전민재의 휴대폰 옆에 댔다.
“저는 전민재입니다. 2014년 인천에서 1위를 했었는데 정말 기쁘고 행복했어요. 자카르타 아시안게임에서는 아쉽지만 1위는 못할 것 같아요. 세계 1위 중국 선수가 있어서요. 1위는 못하겠지만 내 기록을 깨는 것이 목표입니다.”
어울리지 않을 것 같던 딱딱한 기계음과 사람의 진솔한 마음은 행사장 분위기를 단번에 휘어잡았다.
2분 가량 이어진 편지는 “여기까지 해요. 끝!”이라는 말로 마무리됐다. 사방에서 박수가 터졌다. 전민재는 환한 미소로 고마움의 표현을 대신했다.
한국 여성 장애인 육상을 대표하는 전민재는 이번 대회에서 다시 한 번 트랙을 누빈다. 만 43세가 되는 2020년 도쿄패럴림픽까지 선수 생활을 지속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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