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정상회담] 남북정상, '비핵화 약속' 숨죽였던 합의문 발표 순간

기사등록 2018/09/19 14:04:50

김 위원장 서울 답방 발표에 '환호성'

비핵화, 개성공단·금강산사업 등 약속

金위원장, 말하다 수차례 박수치기도

【남북정상회담 프레스센터(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19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 차려진 남북정상회담 서울 프레스센터 대형 화면에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공동 기자회견 장면이 중계되고 있다. 2018.09.19.  photocdj@newsis.com
【평양·서울=뉴시스】공동취재단 박은비 기자 = "판문점의 봄날에 뿌린 화합과 평화의 씨앗들이 싹트고 자라 가을과 더불어 알찬 열매가 됐습니다. '새로운 역사는 이제부터'라고 판문점에서 썼던 글이 현실로 펼쳐지고 있습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19일 오전 백화원 영빈관에서 남북 합의문에 서명한 뒤 열린 공동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말했다.

 합의문 발표를 앞둔 두 정상의 모습은 긴장감이 역력했다. 하지만 서명을 할 때는 망설임이 없었다. 김 위원장과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전 11시20분께 '9월 평양공동선언' 합의문에 번갈아가며 서명했다.
 
 이날 공식 일정은 오전 10시부터 진행되는 정상회담부터 시작됐다. 배석자 없이 만난 두 정상의 대화는 1시간여 소요됐다. 회담 직후 문 대통령은 다소 굳은 표정이었다.

 두 정상은 논의 끝에 ▲핵시설 폐기 등 완전한 비핵화 협력 ▲개성공단과 금강산사업 정상화 ▲이산가족 상설면회소 개소 ▲2032년 하계올림픽 공동유치 협력 등을 약속했다.

 김 위원장은 발표문을 읽는 동안 "진정 어린 노력을 기울여온 문 대통령과 남측 관계자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사의를 표한다", "북남 수뇌들의 결단을 절대적으로 지지하고 그 이행을 위한 쌍방당국의 노력에 아낌없는 조언을 보내주신 북과 남 해외 온 겨레에도 따뜻한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는 등의 말을 말하면서 수차례 스스로 박수를 쳐 눈길을 끌었다.

 김 위원장이 가까운 시일 안에 서울에 방문하겠다고 약속할 때는 기자회견장 곳곳에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오늘 한반도 비핵화의 길을 명확히 보여줬고, 핵무기도 핵위협도 전쟁도 없는 한반도의 뜻을 같이 했다. 온 겨례와 세계의 여망에 동의했다"며 "김 위원장의 결단과 실행에 깊은 경의를 표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문 대통령은 선언문을 읽으면서 북한 관계자들이 앉아있는 쪽으로 계속 시선을 보냈다. 김 위원장도 남측을 언급할 때는 문 대통령 쪽으로 시선을 돌려 바라봤다. 두 정상이 한반도의 평화를 구체적으로 약속하는 순간이었다.

 합의문 발표를 끝낸 두 정상은 다 끝났다는 듯 안도하는 표정으로 악수한 뒤 다시 각자 길을 걸어갔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합의 직후 김 위원장 내외와 옥류관에서 양측 공식수행원들과 함께 오찬을 가졌다. 저녁에는 평양 시민들이 자주 이용하는 평양대동강수산물식당을 찾아 식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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