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3조치후 현장 상황은…고강도대책 '패닉'
매물 물꼬 틀려면 양도세 중과부터 풀어야
"매수세 아예 실종…중개업소 다 문닫을 판"
다주택자 집소유 막으려면 거래 자유 더 줘야
중개업소 사장들은 참여정부를 상회하는 보유세율에 강남부자들이 주눅들어 보유 아파트를 내놓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들이 막대한 양도세를 물고 집을 매각하기 보다는 자녀들에게 집을 증여하는 방안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사장들은 정부가 시장에 매물이 풀리도록 유도하기 위해서는 양도세 중과 조치부터 풀어야 했다고 아쉬움을 피력했다.
서울 송파구 잠실 엘스 인근의 H공인중개소의 김현학(가명) 대표는 “ (종합 부동산) 대책 발표가 전날 났지만 그 영향을 받아서 나오는 물건이 많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사장은 “(이 지역에는) 젊은 분들이 많고 대부분 최근 아파트를 구입한 사례가 적지 않다. 이들 사이에서 바로 팔아야 할 물건이 나오거나 그런 분위기는 없다”고 전했다.
김 대표는 “애들 교육 때문에 들어오니 젊은 사람들이 많다”며 “송파는 지역 호재도 많다. (사람들이) 오를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생각해서 들어온다”고 말했다. 또 “(잠실) 5단지를 재건축하고 종합운동장도 대대적으로 개발하기 때문에 주변 근린 생활 시설 또한 좋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개발 호재가 꼬리를 물고 자녀 교육 여건도 좋은데 세금 부담 탓에 굳이 매물을 내놓을 이유가 있겠냐는 것이다.
그는 이번 부동산대책이 ‘찻잔속 태풍’에 그칠 가능성도 제기했다. 매물이 시장에 풀릴 가능성이 별로 없어 보인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저희도 어제 뉴스를 들었는데 실질적으로 큰 영향은 없을 듯하다. 내놓을 사람도 많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그는 아울러 “집값이 떨어지는 것도 아니고 당장 오를지 아닐지는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이어 “서초, 강남 다 비슷하다”며 이러한 기류가 강남에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거기도 매물이 쏟아지거나 그러진 않는다. 팔 사람이 한두명 있겠지만 그런 분들이 나오면 대기하는 매수자들이 몰린다”며 “지금 물건이 없어서 일을 못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보유세율 인상이 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도 그는 “보유세는 내년부터 시작되니 좀 기다려보면 연세 드신 분들 가운데 종부세가 오르는데 부담을 느낄 수 있다”며 “그런 매물을 기다려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연세가 70~80세 되고 있고 수입은 없고 집만 가지고 있는 분들”이라고 덧붙였다.
서초구 반포 M부동산의 서민호(가명) 사장도 “지금 시장 분위기는 전화벨이 아예 울리지 않을 정도로 싸늘하다”면서 “매수세는 아예 실종됐다”고 전했다. 김 사장은 “굉장히 강력한 제도가 나온 것”이라며 “매매는 절벽 현상이 오지 않을까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 사장은 “저희가 가장 우려하는 바는 (이번 제도가) 장기보유 특별공제를 건드렸다는 점”이라며 “1주택은 그동안 80%가 공제됐다. 하지만 오는 2020년 1월1일부터는 공제가 30%로 줄어든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대표는 “(장기특별공제는) 심각할 수 있다고 본다. (거래가 뚝 끊기면서) 앞으로 문을 닫는 중개업소가 많이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우려했다. 그는 “세제를 강화하면 양도세 중과는 완화해서 물꼬를 터주면 좋았을 뻔했다”며 “(하지만) 매각을 해야 하는데 매각을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서초구 방배동 H부동산의 오연화사장도 “거래가 더 줄어들 것으로 본다”며 “다주택자들이 집을 소유하지 않게 하려면 거래를 더 자유롭게 할수 있도록 유도해야했다”고 아쉬움을 피력했다. 오 사장은 “(하지만) 양도세가 너무 부담스럽다. 이것을 완화해 주기를 강남분들은 바라고 있다”고 덧붙였다.
yunghp@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