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박물관 화재, 유물 파편 발견에 새 희망

기사등록 2018/09/05 07:11:18

직원들, 불길 속에서 일부 유물 구하기도

【리우데자네이루(브라질)=AP/뉴시스】지난 2일 밤(현지시간) 발생한 대규모 화재로 불에 탄 브라질 국립박물관 주 입구에 전시된 운석이 화재 하루 뒤인 3일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던 약 2000만점의 유물들 가운데 90% 이상이 소실된 것으로 우려되는 가운데 브라질에서 발견된 것들 중 최대 규모인 이 운석은 특성상 손상 없이 그대로 보존됐다. 2018.9.4
【리우데자네이루( 브라질)= AP/뉴시스】차미례 기자 =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소재 국립박물관에서 지난 2일 밤 발생한 대화재로 2000만점의 소장품 중 90%를 잃었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소방관들이 4일(현지시간)  검게 그을린 화재 잔해 속에서 뼛조각 등을 발굴해내면서 일부 유물의 복원에 대한 희망도 생기고 있다.

 특히 이 박물관의 상징과도 같았던 1만2000년전 인간 두개골인 '루지아'가 어쩌면 이 사상최대의 화재에서 재로 변하지 않고 살아남았을 수도 있다는 희망이 박물관 관계자들 사이에서 고조되고 있다.  
 
'루지아'는 2000만 점에 달하는 박물관의 소장품들 중 얼굴 격인 유물로,  '최초의 브라질인'이란 애칭으로 불리는 해골이다.  
 
  2일 저녁 발생한 이 박물관의 화재로 전체 소장품의 90%가 거센 불길에 거의 소실되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박물관 건물의 항공사진에는 지붕이 무너지고 없는 건물 벽들과 수북이 쌓인 잿더미와 잔해들만이 보이고 있다. 
 
 하지만 박물관의 크리스티 세레주 부관장은 일간지 에스타다우 지 상파울루와의 인터뷰에서 "그래도 인류의 해골 등 가장 많은 귀중한 소장품들을 보관하는 전시실 위치에서 뼈조각들이 많이 발견되었다"면서  "우리는 이것을 전부 모아서 실험실로 가져가 정확히 어떤 뼈인지를 감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박물관의 마르시우 마르틴스 대변인은 박물관 소장 해골은 수백개나 되므로 일단 연방경찰의 조사가 끝난 다음에 본격적인 감식이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아직 화재원인에 대해 수사 중이므로 화재 감식부터 거친 다음 전문가들이 뼈의 정확한 정체를 밝혀내야 한다는 것이다.

 화재 당일 이 박물관 소속의 동물학자인 파울로 부컵 교수가 현장으로 달려와 불길 속으로 뛰어들어 일부 유물을 구해낸 사실도 드러났다.  그는 4일 언론인터뷰에서  다른 직원들과 힘을 합쳐 연체동물등 귀중한 해양동물 화석들을 끄집어 냈으며,  불길이 너무 거세져 위험해지기 전까지 여러 차례 건물안을 드나들면서  일부 유물을 구했다고 말했다.

 그는 자기들은 어둠 속에서도 가장 회복 불가능한 귀중한 유물들을 찾아 내려고 애썼지만, 실제로 구해 낸 것은 불타 없어진 방대한 양에 비하면 지극히 미량(minuscule portion )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박물관의  세레주 부관장은 이번 화재로 "10% 정도의 소장품만 남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화재를 걱정해왔다. 돈 부족과 관료주의의 문제를 겪었다"며 정부를 성토했다. 박물관 재건 비용은 약 1500만 달러로 예상됐던 것으로 보도되었다.  
 
 글로보 신문은 4일자 사설에서 "이번 참사의 피해 규모는 그야말로 막대하다.  이번 화재로 잃어버린 중요한 역사 유물들을 감안할 때 이는 국가적 기억 전체에 타격을 입힌 것이며,  과학과 고고학 연구를 단절시키고  계량이 불가능한 엄청난 규모의 문화적 손실을 초래했다"고 말했다.

 박물관의 본관 잔해 속에는 3일부터 수사관들의 진입만이 허용된 채 아직도 학자들과 학예사들의 진입은 허용되지 않고 있다.  과학자들은 대신에 척추동물의 화석등 유물들이 소장되어 있던 바로 옆 건물의 조사에 집중하고 있다.   이 건물은 불에 타지는 않았지만  화재로 인한 정전 때문에 인해 일부 유물들이 손상되고 위험한 상태라고 척추동물 전문 학예관 마르셀로 웩슬러는 말했다.

  하지만 폐허를 뒤지는 수색작업도 아직은 어렵다.  소방관들이 지표면 아래 남아있는 일부 잉걸불 때문에 수시로 소방수를 퍼붓고 있기 때문이다.  소방대는 이 정도 큰 화재에서는 이는 일상적인 대응책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4일부터 일부 뼛조각등 유물들이 잿더미 속에서 수습되면서 박물관 직원들은  "앞으로 이 안에서 더 많은 유물들을 발견해 낼 희망을 가지고 있다"고 기자들에게 말했다.

 이번 화재로 유엔의 문화기구인 유네스코가 기술과 재정지원을 제공하기로 했으며,  프랑스와 이집트 정부도 원조를 약속했다.  특히 이 박물관은 이집트 유물들이 가장 많이 소장된 본거지와 같아서 이집트 외무장관 등 정부측 인사들도 그 유물들의 운명에 대해 각별한 관심과 우려를 표했다.

 cmr@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