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쇼앤텔'·LF '헤지스 맨 스킨케어 룰429' 등
샤넬은 남성 색조 화장품도 선보여
남성 화장품 시장 성장세...시장 포화 속 활로 찾는 측면도
그러나 이 같은 남성 관련 시장에 대해 한계가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결국엔 여성 화장품 시장이 포화상태이기 때문에 진출하는 것인데다가, 업계 내 경쟁이 치열해져 수익성이 예상보다 높지 않다는 지적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이마트, LF, 샤넬 등은 남성 패션·뷰티 소비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이마트는 지난달 31일 스타필드 하남점과 여주 프리미엄 아울렛 남성 라이프스타일 편집숍, ‘쇼앤텔’(show&tell)을 열었다. 이곳에선 남성 관련 의류 및 잡화, 액세서리, 그루밍 용품, 피규어 등 다양한 패션 아이템을 판매한다.
프랑스 명품 브랜드 샤넬은 지난 1일 남성 전용 메이크업 라인 '보이 드 샤넬(BOY DE CHANEL)'을 국내에 선보였다. 샤넬은 그동안 남성 향수, 기초 화장품 등을 판매했지만 이번 라인 출시를 통해 처음으로 남성용 색조 화장품도 내놨다. 남성 색조 라인은 파운데이션, 립밤, 아이브로 펜슬 등 3종으로 구성됐다.
LF도 헤지스의 남성 화장품 브랜드 ‘헤지스 맨 스킨케어 룰429(HAZZYS MEN SKINCARE RULE429)’를 출시했다. 이 브랜드의 매장은 서울 용산 아이파크몰과 코엑스에 먼저 개점한다. 여성 화장품 분야에서 높은 주가를 달리고 있는 애경산업도 지난달 남성 스타일링 브랜드 ‘스니키(SNEAKY)’를 선보였다.
업계가 이처럼 ‘남성’ 쪽으로 시장을 확대하는 이유는 관련 시장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남성 화장품 시장 규모는 최근 1조원을 돌파했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남성 화장품 시장 규모는 2010년 7300억원에 불과했지만, 2016년에는 1조2301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는 1조2808억원까지 시장이 커졌다. 2020년에는 1조4000억원대로 확대될 전망이다.
하지만 이 같은 남성 관련 시장에는 맹점도 있다. 남성 화장품 시장이 시장성이 높기 때문에 진출하는 측면도 있지만, 여성 화장품 시장이 포화상태이기 때문에 활로를 찾기 어려워 진출하는 궁여지책과 같다는 것이다.
이 같은 경쟁 심화로 올해 상반기 일부 브랜드들은 저조한 성적을 냈다. 미샤·어퓨를 운영하는 에이블씨엔씨는 올해 2분기(3~6월)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했다. 토니모리는 올해 상반기 연결 매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줄었고, 8억원의 영업 손실을 냈다.
패션업계도 마찬가지다. 국내 패션 시장 전체의 볼륨이 매년 줄어들고 있는 건 이제 예사다. 유통업체들은 남성 패션만 놓고 보면 매출이 증가세를 보인다고 홍보하지만, 전체 시장 규모가 줄어드는 것을 감안하면 전망은 부정적이다.
화장품 업계 한 관계자는 남성 화장품 시장에 대해 “활로를 찾기 위한 대책이라는 말이 어느 정도 일리가 있다”면서 “더욱이, 시장이 커지고 있지만 막상 가려운 곳을 긁어줄 만한, 남성 피부에 적합한 경쟁력 있는 브랜드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익성 전망은 일단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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