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령위는 만주에 있었다" 인하대 '조선사' 번역·해제연구팀, 7일 학술회의 개최

기사등록 2018/09/03 11:55:03
문헌 기록상 '철령위' 위치

【서울=뉴시스】이수지 기자 = 고려 말 '요동 정벌' 계기가 된 '철령위' 위치에 관한 학술 논의가 펼쳐진다. 

인하대 고조선연구소 '조선사' 번역·해제연구팀은 7일 서울 대학로 동숭동 흥사단본부 강당에서 실학 시대 역사 인식과 조선총독부의 '조선사'를 주제로 학술회의를 개최한다.

이날 회의에는 상고사·고려·조선 후기 국경선 인식, 조선총독부 반도사관 성립 과정 등을 밝혀낸다. 특히, '철령위' 위치에 관한 상세한 발표가 예정됐다. 

한국사에서 단군 인식, 정약용의 고려 서북계 인식, 실학자와 대일항쟁기 학자의 철령위 인식, 한국사에서 기자 인식 등 4가지 주제로 한 강연이 마련된다. 마지막으로 종합토론이 이어진다. 
 
고려 말 철령위 설치 문제는 요동 정벌 계기이자 위화도 회군을 거쳐 고려 멸망과 조선 왕조 창립으로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철령이 어디인지를 두고 여전히 논란이 일고 있다. 

1380년대 공민왕은 명나라와 연합해 원나라를 몰아냈다. 승전국 고려와 명은 공동의 적인 원나라를 장성 이북으로 몰아낸 뒤 원나라가 지배한 만주 땅 지배권을 누가 갖느냐를 두고 새로운 문제에 봉착했다. 이 문제가 양국 군사 대결로 이어져 고려는 이성계를 사령관으로 삼아 명나라 정벌군을 출동시켰다. 이에 명나라는 현재 중국 랴오닝성 선양시 동남지역에 철령위를 설치하고 고려와의 전쟁에 대비했다.

훗날 실학 시대에 철령위 위치가 문제가 불거지기 시작했다. 당시 학자들 간에 한국 국경사 연구가 유행을 이뤄 철령위 설치 지역을 두고 '압록강 서쪽에 있었다'는 주장과 '한반도에 있었다'는 주장이 대립했다. 이는 1910년대까지 이어졌다.

일제강점기 조작된 '철령위' 위치
1930년대 조선총독부는 주관 편찬한 '조선사'에서 현재 한반도 강원도 동북쪽인 철령으로 정했다. 고려와 원나라의 국경 문제, 고려와 명나라의 국경 문제와 관련해 원사료와 상관없이 동해 쪽 기준을 강원도 철령을 출발점으로 삼았다. 결국 조선총독부는 '조선사'에서 고증한 철령위 위치를 한반도 동부 해안지역으로 정했고, 일본 반도 사관을 만드는 데 결정적 근거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정태상 연구교수가 주도한 연구팀은 '철령위' 설치 당시 상황, 훗날 논쟁, 위치 확정 등 전 과정을 파헤친 결과, 조선 총독부의 '조선사' 편찬자들이 원래 위치를 알고도, 강원도에 철령위 위치를 정한 사실을 알게 됐다.

연구팀은 고려말 철령위 위치 문제에 관해 실학자들과 대일항쟁기 일본학자들이 제시한 기존 학설에 대해 비교·분석하고 비판하는 논문을 이날 발표할 예정이다.

 suejeeq@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