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결산⑤]박항서·박주봉·이만수, 대회 빛낸 한국인 지도자들

기사등록 2018/09/02 06:05:00 최종수정 2018/09/10 10:26:14
【치비농(인도네시아)=뉴시스】최진석 기자 = 29일(현지시각) 오후 인도네시아 치비농 파칸사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대한민국과 베트남의 경기. 베트남 박항서 감독이 대한민국 손흥민을 격려하고 있다. (Canon EOS-1D X Mark Ⅱ EF200-400 f4 IS Ⅱ USM ISO 3200, 셔터 1/1250 조리개 6.3) 2018.08.29. myjs@newsis.com
【서울=뉴시스】 권혁진 기자 =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는 다른 나라 선수들을 지도하는 한국인 사령탑들의 활약이 유독 돋보였다. 양궁, 태권도 등 특정 종목으로 몰렸던 과거와 달리 영역과 반경이 넓어진 모습이다.

올해 초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준우승을 이끌며 국민 영웅으로 부상한 베트남 축구대표팀의 박항서(59) 감독은 다시 한 번 베트남 국민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했다.

박 감독이 이끈 베트남은 조별리그를 3전 전승으로 통과하며 돌풍을 예고했다. 마지막 경기에서는 동아시아 강호인 일본을 꺾기도 했다.토너먼트에서는 돌풍이 태풍으로 바뀌었다. 베트남은 바레인과 시리아를 차례로 쓰러뜨렸다. 한국과 아랍에미리트(UAE)에 연거푸 패해 아쉽게 메달은 놓쳤으나 첫 4강 진출이라는 새 역사를 썼다.

박 감독은 UAE전이 끝난 뒤 "선수들과 나 모두 이 경기를 통해 베트남 국민들을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 했지만 메달권에는 도달하지 못했다"면서 "매 경기 최선을 다한 선수들에게 감독으로서 아주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 다음에 있을 대회를 위해서 분발하도록 하겠다"며 미래를 기약했다."베트남 축구가 아시아의 정상 레벨로 가기까지 많은 노력을 해야 하고 나도 베트남 축구 발전을 위해서 작은 지식이지만 발전할 수 있도록 더 열정과 노력을 다할 생각"이라며 더욱 헌신적인 지도를 약속했다.

베트남 취재진은 박항서 감독의 이번 대회 마지막 공식 기자회견이 끝나자 그를 향해 박수갈채를 보냈다.

【자카르타(인도네시아)=뉴시스】최진석 기자 = 이만수 라오스야구협회 부회장이 24일(현지시각) 오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라와망운 구장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한국 야구 대표팀 공식훈련을 바라보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Canon EOS-1D X Mark Ⅱ, EF100-400 f4.5-5.6 IS Ⅱ USM ISO 3200, 셔터 1/1600, 조리개 4) 2018.08.24. myjs@newsis.com
한국 배드민턴의 살아있는 신화인 박주봉(54) 감독은 일본의 영웅이 됐다.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남자복식 금메달과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혼합복식 은메달 등 화려한 업적으로 '배드민턴 천재'로 통한 박 감독은 2004년 일본으로 갔다. 당시만 해도 아시아권에서조차 명함을 내밀기 어려웠던 일본 배드민턴은 박 감독을 만나 서서히 기량을 꽃피우기 시작했다.

2014년 제28회 세계남자단체배드민턴선수권대회(토머스컵) 우승과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금메달로 자신감을 얻은 일본은 이번 대회에서 다시 한 번 일을 냈다.일본 여자 배드민턴 대표팀은 48년 만에 단체전 우승이라는 기염을 토했다. 금메달 1개, 은메달 1개, 동메달 4개를 따내 빈손으로 대회를 마친 한국과 대조를 이뤘다.
 
박주봉 감독(뒷줄 맨왼쪽)과 일본 남자 배드민턴 대표팀
'헐크' 이만수(60) 감독은 라오스야구협회 부회장 자격으로 이번 대회에 참가했다. 국내 프로야구 SK 와이번스 지휘봉을 잡았던 이 감독은 이후 라오스로 가 야구 보급을 위해 노력했다.

라오스 최초의 야구단 라오J브라더스 구단주를 맡았고, 라오스 야구장 건설 프로젝트도 추진 중이다. 지난 4년 동안 라오스에 야구를 보급한 공로를 인정받아 라오스 대통령의 표창과 훈장도 받았다. 이 감독의 도움으로 라오스는 첫 아시안게임 출전이라는 유의미한 족적을 남겼다.  

hjkwon@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