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준우승을 이끌며 국민 영웅으로 부상한 베트남 축구대표팀의 박항서(59) 감독은 다시 한 번 베트남 국민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했다.
박 감독이 이끈 베트남은 조별리그를 3전 전승으로 통과하며 돌풍을 예고했다. 마지막 경기에서는 동아시아 강호인 일본을 꺾기도 했다.토너먼트에서는 돌풍이 태풍으로 바뀌었다. 베트남은 바레인과 시리아를 차례로 쓰러뜨렸다. 한국과 아랍에미리트(UAE)에 연거푸 패해 아쉽게 메달은 놓쳤으나 첫 4강 진출이라는 새 역사를 썼다.
박 감독은 UAE전이 끝난 뒤 "선수들과 나 모두 이 경기를 통해 베트남 국민들을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 했지만 메달권에는 도달하지 못했다"면서 "매 경기 최선을 다한 선수들에게 감독으로서 아주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 다음에 있을 대회를 위해서 분발하도록 하겠다"며 미래를 기약했다."베트남 축구가 아시아의 정상 레벨로 가기까지 많은 노력을 해야 하고 나도 베트남 축구 발전을 위해서 작은 지식이지만 발전할 수 있도록 더 열정과 노력을 다할 생각"이라며 더욱 헌신적인 지도를 약속했다.
베트남 취재진은 박항서 감독의 이번 대회 마지막 공식 기자회견이 끝나자 그를 향해 박수갈채를 보냈다.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남자복식 금메달과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혼합복식 은메달 등 화려한 업적으로 '배드민턴 천재'로 통한 박 감독은 2004년 일본으로 갔다. 당시만 해도 아시아권에서조차 명함을 내밀기 어려웠던 일본 배드민턴은 박 감독을 만나 서서히 기량을 꽃피우기 시작했다.
2014년 제28회 세계남자단체배드민턴선수권대회(토머스컵) 우승과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금메달로 자신감을 얻은 일본은 이번 대회에서 다시 한 번 일을 냈다.일본 여자 배드민턴 대표팀은 48년 만에 단체전 우승이라는 기염을 토했다. 금메달 1개, 은메달 1개, 동메달 4개를 따내 빈손으로 대회를 마친 한국과 대조를 이뤘다.
라오스 최초의 야구단 라오J브라더스 구단주를 맡았고, 라오스 야구장 건설 프로젝트도 추진 중이다. 지난 4년 동안 라오스에 야구를 보급한 공로를 인정받아 라오스 대통령의 표창과 훈장도 받았다. 이 감독의 도움으로 라오스는 첫 아시안게임 출전이라는 유의미한 족적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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