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강명 '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 연극으로 본다

기사등록 2018/08/29 19:22:40
【서울=뉴시스】 이재훈 기자 = 2015년 문학동네작가상을 수상한 작가 장강명(43)의 소설 '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이 동명연극으로 옮겨진다. 서울문화재단 남산예술센터가 9월 4~16일 올 시즌 프로그램 하반기 첫 번째 작품으로 선보인다.

소설은 오직 인간만이 시간을 과거에서 현재라는 한쪽 방향으로, 단 한 번씩 만 경험할 수 있다는 전제를 뒤집으며 시작한다. 연극은 주인공 남자가 쓴 소설 '우주 알 이야기'처럼 이야기가 시간 순서대로 펼쳐지지 않는다. 사건 순서대로도 아니다. 인과관계를 알 수 없게 시간이 뒤섞인다. 하지만 관객은 이 이야기들이 모두 한 남자의 인생이라는 것을 눈치 채게 된다.

극단 동이 공동제작한다. 연출가, 극작가, 비평가로 활동하고 있는 정진새가 각색을 맡았다. 2016년 '베서니, 집'으로 동아연극상 연출상, 작품상을 받은 극단 동의 강량원이 연출이다.

강 연출은 '계속되는 현재'를 무대에서 표현하기 위해 극단의 메소드인 '신체행동연기'를 적극적으로 가지고 온다. 남산예술센터는 "이를 통해 관객은 다양한 관점에서 인물들을 만나며 적극적으로 해석하고 개입할 수 있게 된다"고 소개했다.

강 연출은 "어떤 의미가 도달되게 만드는 연극보다는 말의 의미와 몸의 의미가 부딪히면서 새로운 감각이 만들어지고, 관객 각자의 감각과 경험으로 가져가는 연극적 경험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극단 동의 작업방식에 대해 뇌과학자 장재키(좋은문화병원 신경과학예술교육원장)는 "배우가 만들어주는 이미지나 의미가 아닌 관객이 관객 자신으로부터 시작하는 경험은 각각의 데이터를 모아 연결시키는 뇌의 활동을 자극한다"고 짚었다.

남산예술센터 관계자는 "극단 동의 무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관객이다. 시간의 해체라는 소설의 형식과 신체행동연기라는 연극 양식으로 만들어지는 이번 작품은 관객 저마다의 해석에 따라 달라지는 무대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장 작가, 강 연출, 그리고 출연배우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관객과의 대화'가 9월8일 공연 후 열린다. 이튿날에는 장 원장과 강 연출이 소설 속 과학과 극단 동의 작업방식에 관해 대담한다.

 realpaper7@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