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옥천 일가족 4명 숨진 뒤 자해한 40대 가장, 의식회복 '수사 속도'

기사등록 2018/08/26 15:59:46

경찰 "회복 후 27일 조사 예정…혐의 포착 땐 피의자 전환"

10년 넘게 체육관 운영하며 빚 문제로 고민…주민들 충격

【옥천=뉴시스】송휘헌 기자 = 25일 오후 1시47분께 충북 옥천군 한 아파트에서 A(39·여)씨와 그의 세 딸(10세, 9세, 8세)이 숨진 채 발견됐다. 몸에 자해를 한 채 발견된 A씨의 남편 B(42)씨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사진은 폴리스라인이 설치된 A씨의 집 현관문. 2018.08.25. hhsong@newsis.com

【옥천=뉴시스】임장규·송휘헌 기자 = 충북 옥천에서 일가족 4명이 숨진 뒤 자해를 한 채 발견된 40대 가장이 의식을 회복하면서 경찰 수사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26일 옥천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1시47분께 옥천군 한 아파트에서 양 손목과 복부 등에 자해를 한 채 발견된 가장 A(42)씨가 같은 날 저녁 무렵 대전의 한 종합병원에서 응급치료를 받고 의식을 되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A씨의 부인 B(39)씨와 10세, 9세, 8세 딸 세 명은 이날 모두 숨진 채 B씨의 여동생에 의해 발견됐다.

 여동생은 경찰에서 "언니가 약속 장소에 나오지 않아 집에 가보니 언니와 조카들이 숨져 있었고, 형부가 몸에 자해를 한 채 쓰러져 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도착 당시 네 모녀는 이불을 덮은 채 누운 상태로 숨져 있었으며, 입가에선 거품 흔적이 발견됐다.

 경찰은 집 안에서 불상의 약통을 수집해 과학수사계에 성분 감식을 의뢰했다. 약물중독 외 다른 혐의를 의심할만한 외상과 외부침입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A씨를 일가족 살해 범행의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있으나 아직까지 정식 조사를 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A씨는 전날 병원 이송 당시 "내가 범행을 했다"는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의식은 찾았지만 좀 더 회복이 필요해 정식 조사를 하지 못했다"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는 의료진의 소견에 따라 이르면 27일 참고인 조사를 한 뒤 혐의점이 확인되면 피의자로 전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옥천에서 체육관을 운영하는 A씨는 평소 빚 문제로 괴로워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의 이웃은 "세 딸의 엄마는 매일 등굣길을 배웅했고, 아빠도 주말마다 자녀들과 여행을 갈 정도로 화목했다"며 "다만, 빚이 좀 많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고 전했다.

 A씨 아파트 경비실 직원은 "부인과 큰 딸이 경비원들이게 냉커피와 음료 등을 자주 가져다줄 정도로 친절했다"며 "인사성이 유난히 밝았던 아이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먹먹하다"고 말했다.

 경찰은 A씨의 건강이 회복되는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는 한편, 27일 오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숨진 4명의 부검을 의뢰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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