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 안 해서 감점' 김한솔 "분하지만 앞으로 실수 안 해"

기사등록 2018/08/24 20:21:50
【자카르타(인도네시아)=뉴시스】최진석 기자 = 김한솔이 22일(현지시각) 오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인터내서널 엑스포에서 열린 남자 기계체조 단체전 결선 경기 도마 종목에 출전해 연기를 펼치고 있다. 2018.08.22. myjs@newsis.com
착지 후 심판에 인사 안 해서 페널티 0.300점 받아…메달 색 갈라

【자카르타=뉴시스】박지혁 기자 = 한국 남자 기계체조의 김한솔(23·서울시청)이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아쉽게 2관왕을 놓쳤다. 도마 2차 시기에서 완벽에 가깝게 착지했지만 심판을 향해 인사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감점을 받아 큰 아쉬움을 남겼다. 감점이 없었다면 금메달이다.

김한솔은 24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인터내셔널 엑스포(지엑스포) 체조장에서 열린 대회 기계체조 남자 도마 결선에서 1·2차 시기 평균 14.550점을 획득했다.

도마는 김한솔의 주 종목으로 전날 정상에 오른 마루운동에 이어 2관왕을 기대했다. 하지만 1·2차 시기 평균 14.612점을 받은 섹와이훙(홍콩)에 밀려 은메달에 만족했다.

5번째로 연기에 나선 김한솔은 1차 시기에 난도 5.60점짜리 연기를 펼쳤다. 흔들림 없이 거의 완벽하게 착지한 김한솔은 실시 점수 9.275점을 얻었다.

하지만 2차 시기에서 나온 감점 0.300점이 뼈아프다. 난도 5.20점짜리 기술에 도전했다. 그는 1차 시기보다 더 안정적인 착지를 선보였고, 실시 점수 9.325점을 챙겼다.

금메달을 예감한 듯 두 손을 번쩍 들고 포효했지만 감점 0.300점이 있었다. 국제체조연맹(FIG) 규정에 따르면, 선수는 연기 시작과 끝에 심판진을 향해 인사 등 신호를 해야 한다.

김한솔은 2차 시기에서 성공적으로 착지한 후 기뻐하며 세리머니를 펼쳤는데 이 과정에서 심판진을 보지 않았다는 것이다.

김한솔은 "착지 후에 착지자세를 잡고 심판한테 인사를 안 했다. 착지 마무리를 하고 '으아'라고 소리 질렀다고 (감점이 나왔다)"라며 "심판한테 마무리가 안 됐다고 페널티로 0.300점을 받았다"고 아쉬워했다.

이어 "난도 책에 규정이 있다고 한다. 그걸 몰랐다. 그것만 아니면 내가 1등인데 1등을 못했다"고 더했다.

아쉬움이 컸다. 김한솔은 "유럽 선수들의 동영상을 많이 보는데 그걸 보면 선수들이 착지 후에 '으아'라고 착지자세만 보여주면 그걸로 끝난다"며 "그것 때문에 페널티를 받으니 아쉽고 분하다"고 했다.

체조협회 관계자는 "규정에 있지만 정확히 페널티 점수를 어느 정도 줘야 한다는 것에 대한 건 없다. 0.300점은 너무 큰 감점이다"며 "아니었다면 홍콩 선수를 제치고 금메달을 땄을 것이다"고 했다.

김한솔은 시상식 후에 믹스트존에서 눈물을 쏟기도 했다.

그는 "코치님께서 '괜찮다'고 위로해 주셨다. '홍콩 선수보다 스타트 점수가 낮다. 어떻게 보면 실력에서 진거'라고 하셨다. '너무 실망하지 말고, 이번이 끝이 아니니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발판으로 삼으라'고 하셨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몰랐기 때문에 기쁜 나머지 퍼포먼스를 했는데 앞으로는 절대 그런 일이 없도록 조심해야 할 것 같다. 한국에 가면 꿈에 계속 나올 것 같다"고 했다.

전날 마루운동에서 금메달을 딴 김한솔은 2010 광저우대회 남자 도마의 양학선, 마루운동의 김수면 이후 8년 만에 기계체조에서 금맥을 이었다. 앞서 22일 단체전에서는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금·은·동메달을 하나씩 땄다.

김한솔은 "대회 직전 일본 전지훈련에서 컨디션이 최악이었다. 나나 감독님 모두 몸이 힘들었지만 심적으로 정말 힘들었다. 감독에게 죄송스럽다. 감사하다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다"며 울먹였다.

이어 "아쉽지만 색깔별로 메달을 다 가져왔다.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후회는 없다"며 "2년 뒤에 있을 도쿄올림픽을 목표로 하겠다. 큰 욕심을 내면 심적으로 부담이 커지고 불안해 진다. 1등보다 2등을 목표로 조금 내려놓는다는 생각으로 차분하게 가겠다"고 보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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