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트럼프 '백인 농부 죽이기' 비난에 "거짓 정보"

기사등록 2018/08/24 08:55:24

트럼프 "대규모 농부 죽이기 면밀 주시"

남아공 "오랜 불평등 해소 위해 필요"

【서울=뉴시스】이현주 기자 = 남아프리카공화국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트위터를 통해 남아공 정부가 '백인 농부 죽이기' 정책을 펼치고 있다고 비난한 데 대해 "거짓 정보"라고 반발했다.

2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CNN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남아공 정부는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우리나라를 분열시키는 시도이자 과거 식민지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편협한 인식"이라고 트럼프 대통령을 맹비난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폼페이오 국무장관에게 남아공의 토지 수용과 몰수, 그리고 '대규모 농부 죽이기 정책(large scale killing of farmers)'에 대해 면밀하게 주시하라고 지시했다"며 "남아공 정부가 지금 백인 토지를 수용하고 있다"고 적었다.

남아공에서 백인은 약 9%에 불과하지만 경작이 가능한 토지의 73%를 소유하고 있어 흑인들의 불만이 큰 실정이다.

남아공 의회는 지난 2월27일 백인 소유 토지를 무상으로 몰수하는 안건을 찬성 241표, 반대 83표로 통과시켰다. 의회는 이후 헌법위원회에 토지 무상몰수와 관련해 헌법을 검토한 뒤 8월 말까지 결과를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남아공 내 백인 농장주들 중심으로는 토지 몰수에 대한 불안감이 커진 상황이다. 남아공 백인 농장주들의 권익 단체인 '아프리포럼'은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이 나온 이후 환영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남아공 정부는 "오랫동안 지속돼 온 불평등에 대처하기 위해 토지 몰수는 필요하다"며 "사용되지 않는 땅만 몰수하고 활발하게 경작되고 있는 땅은 안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미국 대사관에 정식으로 항의하는 동시에 여러 외교적 경로를 통해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소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lovelypsych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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