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남아공 백인토지 몰수 면밀 주시"

기사등록 2018/08/23 12:29:28

폼페이오에 "대규모 백인 농부 죽이기 정책 주시" 지시

【요하네스버그( 남아공)=AP/뉴시스】시릴 라마포사 남아공대통령이 수도 케이프타운의 국회에서 시정 연설을 하고 있다.  그는 26일 주마 전 대통령에게 해임된 전 재무장관 2명을 다시 기용하는 등 개각을 단행했다. 2018.2.27
【서울=뉴시스】박상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인 소유 농장을 보상없이 몰수키로 한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결정에 대한 경고의 메시지를 날렸다. 비리 혐의로 물러난 제이컵 주마 전 대통령의 후임으로 들어선 시릴 라마포사 신임 남아공 대통령은 지난 2월 취임 이후 흑인들에게 토지를 재분배하는 개혁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폼페이오 국무장관에게 남아공의 토지 수용과 몰수, 그리고 '대규모 농부 죽이기 정책(large scale killing of farmers)'에 대해 면밀하게 주시하라고 지시했다. 남아공 정부가 지금 백인 토지를 수용하고 있다”라고 적었다.
 
 문제가 본격적으로 불거지기 시작한 것은 지난 2월 27일 남아공 의회가 백인 소유 토지를 무상으로 몰수하는 안건을 찬성 241표, 반대 83표로 통과시키면서 부터다. 남아공 의회는 헌법위원회에 토지 무상몰수와 관련해 헌법을 검토한 뒤 오는 8월 말까지 결과를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토지몰수 안건은 좌파 성향의 정당 경제자유전사(EFF)가 발의했고 집권당인 아프리카민족회의(ANC)의 지지를 얻었다.

 1991년 종식된 흑인 차별 정책(아파르트헤이트)과 180도 뒤바뀐 흑인의 백인 차별 정책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남아공에서 백인은 약 9%에 불과하지만 경작이 가능한 토지의 73%를 소유하고 있어 흑인들의 불만이 큰 실정이다.

 그러나 남아공이 토지 무상몰수를 강행하면 짐바브웨의 경우처럼 큰 경제적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로버트 무가베 전 짐바브웨 대통령은 2000년부터 백인 소유의 농장을 몰수하는 토지개혁을 단행했지만, 경제는 오히려 악화했다.

 남아공 백인 농장주들의 권익 단체인 '아프리포럼'은 최근 "남아공 정부가 보상 없이 몰수하기로 결정한 백인 소유 농장 목록을 입수했다"며 농장 195곳 이름을 자기들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남아공 정부는 아프리포럼의 문건 공개 직후 '부정확하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그라나 백인 농장주들 사이에선 불안감이 번지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sangjooo@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