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권지홍 현대차證 상품전략실장 "변동장세엔 커버드콜·롱숏 전략"

기사등록 2018/08/21 05:00:00

국민연금 스튜어드십코드 도입 따라 SRI펀드 유망

하반기 대어급 IPO 앞둬 공모주펀드 수요 높아질 것

선택 어렵다면 일임형 ISA도 대안

【서울=뉴시스】권지홍 현대차증권 상품전략실장(이사)이 20일 서울 여의도 현대차증권 본사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현대차증권 제공)
【서울=뉴시스】 김정호 기자 = "지금처럼 변동성이 높은 장세에서는 커버드콜, 롱숏 전략이 유리합니다.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과 대어급 회사의 기업공개(IPO)에 대비해 사회책임투자(SRI)펀드와 공모주펀드를 바구니에 담으면 좋습니다."

권지홍 현대자증권 상품전략실장(이사)은 20일 뉴시스와 만나 하반기 투자전략에 대해 이 같이 조언했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분쟁 양상이 냉탕과 온탕을 반복하며 증시 불확실성만 키우는 탓에 증시 등락 영향을 덜 받으면서도 비교적 안정적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게 권 이사의 설명이다.

커버드콜은 주식을 매수하는 동시에 콜옵션을 매도해 '옵션 프리미엄(옵션 가격)'을 얻는 전략이다. 1만원짜리 주식 A를 사면서 A를 1만1000원에 살 수 있는 권리(콜옵션)를 팔 면 주가가 1만1000원 이상으로 오를 경우 차익을 포기해야 하지만 그 이하로 떨어질 때는 콜옵션 매도가격만큼 추가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주가가 횡보해도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롱숏은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을 매수(롱)하고 내릴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을 매도(숏)하는 전략이다. 같은 업종 내 주가가 비슷한 흐름을 보이는 종목을 짝지어 두 종목 사이 격차가 커질 때 사용한다. 시황에 관계없이 수익을 낼 수 있어 변동장세에서 각광받는다.

직접투자가 부담스럽다면 SRI펀드와 공모주펀드에 주목할 만하다.

자본시장의 '큰손' 국민연금이 지난달 스튜어드십코드(기관투자자의 적극적 의결권 행사 지침) 도입을 공식화한 것을 계기로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이른바 '착한 기업'의 가치가 올라갈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개인투자자는 이런 착한 기업을 일일이 선별하기 어렵기 때문에 SRI펀드를 통해 간접투자하는 게 적절하다는 분석이다.

하반기에는 카카오게임즈와 CJ CGV베트남, 현대오일뱅크 등 해당 산업 분야에서 '대어급'으로 꼽히는 우량기업이 줄줄이 상장을 앞두고 있어 공모주펀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전망이다. 상반기 SK루브리컨츠 상장 무산 등으로 움츠렸던 공모주 수요가 하반기 대어급 상장으로 반전된 양상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서울=뉴시스】 권지홍 실장은 미국을 선진국 가운데 가장 유망한 투자처로 꼽았다. 미국 경제는 올 2분기 성장률이 2014년 이후 최고인 4.1%를 기록하며 순항하고 있다. 신흥국 중에서는 한국과 중국, 아세안(ASEAN), 인도 등을 추천했다. (사진=현대차증권 제공)
권 이사는 최근 높은 수익률로 주목받는 브라질·러시아펀드에 대해선 경계할 필요가 있다며 주의를 환기했다.
 
그는 "단기 수익률만 보고 브라질이나 러시아 같은 신흥국에 투자하는 것은 위험하다"며 "미중 무역분쟁 이후 어떤 테마가 떠오를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 외환보유고가 적고 기초체력이 약하며 정치 이슈까지 있는 나라에 투자하는 것은 위험만 키우는 꼴이 된다"고 말했다.

브라질·러시아펀드의 수익률 상승은 기저효과에 따른 착시일 뿐 결코 경제 개선과는 거리가 멀다는 뜻이다. 브라질은 오는 10월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있어 정세가 불안하다. 정치적 요인으로 인한 환율 변동성으로 손실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신흥국 투자를 고려한다면 비교적 경제 체력이 탄탄한 아시아 주요국이 유망하다. 권 이사는 "신흥국 내에서도 선별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며 "밸류에이션(실적대비주가수준) 매력과 탄탄한 외환보유고, 인플레이션 수준 등을 감안하면 한국과 중국, 아세안(ASEAN), 인도가 눈에 띈다"고 말했다.

선진국 가운데서는 미국을 가장 안정적인 투자처로 꼽았다. 미국 경제는 올 2분기 성장률이 2014년 이후 최고인 4.1%를 기록하며 순항하고 있다. 올해 전체 성장률도 기존 2.5%에서 3%로 높아질 것이라는 게 정부와 민간 기관들의 견해다.

권 이사는 "유럽의 경우 경제 체력은 좋으나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 속도가 관건"이라며 "경기회복 모멘텀이 가장 강한 미국을 최선호 지역으로 추천한다"고 전했다.

직접 돈을 굴리기 어려운 투자자라면 '일임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일임형 ISA에 가입하면 금융회사 전문운용가가 상품을 선정해 운용해준다. 가입자 요청 없이도 전문가가 분기별로 투자된 자산의 수익성이나 안정성을 평가하고 자산을 재조정해 준다.

올 6월말 기준 현대차증권의 일임형 ISA인 '현대차증권 고수익추구형 A1(선진국형)'은 최근 3개월 동안 3.97%의 수익률을 내 국내 전체 204개 ISA 모델포트폴리오(MP) 가운데 가장 우수한 실적을 기록했다. 2016년 3월 출시 이후 누적 수익률은 24.73%다. '수익추구형 A1(선진국형)'도 같은 기간 2.94%의 수익률로 3위에 올랐다.

권 이사는 "글로벌 자산배분을 기본 원칙으로 삼고 미국 배당주와 유럽 우량주를 60%가량 편입하고 있다"면서 "선진국 하이일드 및 소비재 섹터펀드 등의 투자비중을 조절해 시장 수익률을 웃도는 실적을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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