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농가·축사 폭염 긴급지원…4대강 보 개방 확대 검토

기사등록 2018/08/16 13:22:56

수급조절물량 방출, 조기 출하로 추석·김장철 물가 대비

낙동강 상류댐 방류 등 녹조 대응…안전한 수돗물 공급

【태백=뉴시스】김태식 기자 = 15일 연일 계속되는 기록적인 폭염에 강원 남부 최대 고랭지배추 생산지역인 매봉산 배추밭에 출하가 끝난 후에도 불구하고 상품성 없는 배추들이 대량으로 남아있다. 2018.08.15.   newsenv@newsis.com
【서울=뉴시스】김지현 기자 = 정부가 농축수산물 폭염피해를 완화하기 위해 농가 급수, 축사 냉방 등에 예산을 긴급지원한다.

 또 농업용수가 부족해지는 올 가을 4대강 보 개방수준 확대를 검토하는 한편, 폭염으로 심각해지는 녹조에 수자원이 오염되지 않도록 낙동강 상류댐을 방류하기로 했다.

 정부는 이날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이낙연 국무총리가 주재한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이러한 내용을 포함한 농축수산물 피해지원 및 수급 안정대책과 가뭄 및 녹조 대응을 심의·확정했다.

 정부는 우선 농업분야에서 과일 ·밭작물 등 농작물 2909ha의 피해를 확인하고, 밭 급수 대책비 78억원, 과수 햇볕데임 피해 저감 약제·영양제 24억원, 축사 냉방장치 설치비 69억원를 긴급 지원하기로 했다.

 닭·오리 등 가축 572만마리가 폐사한 축산분야에 대해서는 앞서 농가 581곳을 대상으로 재해보험금 60억원을 지급했으며, 다음달에는 재해보험 미가입 농가에 대해서도 농약대, 가축 입식비 등의 복구비를 지원할 계획이다.

 고수온과 적조로 피해를 입은 어가 69곳이 22억9000여만원의 피해를 신고한 수산분야에 대해서도 피해조사를 조기에 마무리해 재해보험금과 재해복구비 지원을 신속히 지원할 방침이다.

 정부는 이와 더불어 농축산물 수급 안정대책도 시행한다.
 
 배추·무 등 노지채소의 경우 폭염으로 고랭지 생산량이 감소해 가격이 높아졌지만 태풍 등 다른 기상변수가 없을 경우, 추석 수급은 안정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봄배추 정부비축물량(2500t)을 하루 100~200t 수준으로 도매시장에 방출하고, 채소가격안정제 물량도 조기 출하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농협 단기 저장물량을 활용하고, 김장채소 정식 기간 중에는 예비묘 등도 공급하기로 했다.

 과일의 경우, 배는 피해가 미미하고 사과는 봄철 이상저온 피해도 겹쳐 생산량이 전년대비 감소할 전망지만 추석 과일 공급에는 차질이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는 과일 수급상황이 나빠질 경우 사과 6만t과 배 5만9000t의 물량은 조기 출하와 할인 판매를 실시하고, 상품성이 낮은 과일은 가공용 수매 지원도 검토할 방침이다.
【진안=뉴시스】 김얼 기자 = 지속적인 폭염으로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2일 전북 진안군 진안읍 물곡리의 한 축사에서 열사병 치료를 받는 젓소 한마리가 선풍기 앞에서 힘겨운 여름나기를 하고 있다. 2018.08.02pmkeul@newsis.com

 축산물은 폐사 피해 신고가 늘어나고 있지만 사육마릿수 증가로 수급에 문제가 없을 전망이다.다만 추석 2주 전부터 도축 물량을 집중 출하하도록 유도하고, 할인 판매와 알뜰소비정보 제공 등을 통해 소비자 부담을 완화할 계획이다.

 주식 자원인 쌀의 경우, 폭염 피해가 없으나 산물벼 공급과 1·2차 공매 등을 통해 시장 안정화에 나섰다. 반면 감자는 고랭지 감자 품위 저하 등으로 가격이 높아 농협과 민간업체 보유물량의 출하·방출을 유도하기로 했다.
 
 수산물은 고등어·갈치 등 대중성 어종의 경우, 지난해부터 생산량이 급감한 오징어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가격이 떨어졌거나 전년과 비슷한수준으로 집계됐고, 전복 등 양식 수산물 가격도 출하량 증가로 대부분 하락세를 나타냈다.

 우럭 등 양식 어류의 경우 출하량이 감소해 일부 산지가격이 전월·전년 대비 상승했다. 정부는 어업인에게 주요 양식수산물의 수급과 가격 동향을 지속적으로 제공하고, 주간 단위로 진단에 나서는 등의 대응을 하기로 했다.

 가뭄과 녹조 대응방안도 보완해 추진한다.

 정부는 최근 6개월 누적 강수량은 평년 수준이지만 지난달 11월 장마가 끝난 뒤부터 최근 1개월은 평년 강수량 대비 13%의 심각한 강수 부족상태라고 진단하고, 향후 3개월 강수량도 평년보다 비슷하거나 적을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농업용 저수지 저수율은 평년 대비 77.7%지만, 충남(69.7%), 전남 (66.6%) 등 일부지역 저수지 저수율이 평균을 밑돌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는 저수율이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올해 영농급수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관측하면서도, 다음해 봄 가뭄 대비를 위해 오는 10월부터는 물 부족 지역을 조사해 양수 저류, 관정 개발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앞서 정부는 폭염 피해가 가장 극심한 밭작물을 중심으로 간이 급수시설 설치, 살수차 운영 등에 필요한 급수대책비 78억원을 두 차례 긴급지원 한 바 있다. 최근 저수율이 낮은 전남 나주호는 보조수원을 활용한 용수공급을 추진하고, 충남 공주보-예당저수지는 도수로를 가동하고 있다.
【대구=뉴시스】정창오 기자 = 14일 오전 먹는물부산시민네트워크가 공개한 대구시 달성군 도동서원 인근 낙동강 녹조 모습이다. 2018.08.14.(사진=먹는물부산시민네트워크 제공)  photo@newsis.com

 생활·공업용수를 공급하는 다목적댐과 용수댐의 경우, 저수율이 지난해 대비 각각 94.9%와 119.4%로 정상 공급이 이뤄지고 있다. 다만 정부는 그중 6개 댐에 대해서는 향후 강우 부족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용수 비축에 들어갔다. 이들 댐 간 연계운영과 수원 대체공급 등을 통해 꼭 필요한 수량만 공급함으로써 가뭄관리 단계가 격상되지 않도록 할 방침이다.

 인천 옹진군 등 24개 섬 지역과 강원 횡성 등 30개 산간지역은 하수나 계곡수를 생활용수로 사용하고 있어 물이 부족한 실정이다. 정부는 이 지역에 제한·운반급수를 실시하고 있으며, 급수운반선 지원을 강화하기로 했다.

 정부는 아울러 근본적인 가뭄문제 해결을 위해 가용 수자원(댐·저수지·하천·지하수 등) 통합연계 및 유역단위 용수공급체계 구축을 통해 물 사용의 효율성을 높이고, 상습가뭄지역은 수원지를 확충하는 방안을 강구한다.

 녹조의 경우, 전국 주요 상수원·친수활동구간 28개소 가운데 9개소에서 경보가 발령 중이나, 녹조에서 생성되는 독성물질은 수돗물에서 검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다음달에도 녹조 강도가 높아져 안전한 수돗물 공급이 어려워질 우려에 대비해 정부는 취·정수대책(심층취수, 활성탄 투입 등)을 강화하기로 하고, 환경부와 전문가가 합동으로 18개 정수장을 점검한다.

 지난 7∼14일 낙동강 하류 10개 정수장, 지난13일 대청호 문의수역 인근을 점검 완료했고, 오는 20∼24일에는 낙동강 상류 7개 정수장이 점검된다.

 특히 녹조가 대량 발생한 낙동강의 경우, 상류의 안동·임하·합천댐에 비축된 환경대응용수 3600만㎥를 방류해 본류 구간 녹조를 완화시키기로 했다.

 4대강 보(洑)도 농업용수 감소기에 접어드는 10월께 개방수준 확대를 검토할 방침이다. 녹조 밀집 지점은 저감설비를 이용해 제거에 나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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