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이개호 "폭염 열흘 더 지속땐 농가 피해 막대…재정 17억 더 투입"

기사등록 2018/08/13 14:54:39 최종수정 2018/08/13 15:32:40

"농업재해보험 국가보조비율 상향 위해 기재부와 협의"

"개 식용금지 빨리 받아들여야"…신중한 靑과 대조적

"가축서 개 제외 규정 정비 靑과 조율…빠른시일 결론"

차기 총선 출마 재확인…"현직 의원 신분, 총선 의식돼"

【세종=뉴시스】김선웅 기자 = 이개호 신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13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2018.08.13. mangusta@newsis.com
【세종=뉴시스】변해정 기자 = 이개호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13일 폭염이 열흘 가량 더 지속된다면 농업 분야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것이라 우려하며 17억원 규모의 재정 추가지원 계획을 발표했다.

현행 50%인 재해보험 국가 보조비율을 상향하기 위해 재정당국과도 협의하겠다고 했다.

개의 식용 금지는 세계적인 추세로 빨리 받아들여야 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인 청와대와는 결이 다른 의견을 보였다.

차기 총선에 출마하겠다는 뜻도 거듭 밝혀 임기 시작부터 직무 연속성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우려는 커지고 있다.

이 장관은 이날 취임식 직후 정부세종청사 농식품부 기자실을 방문해 "폭염이 열흘 정도 더 지속되면 피해가 훨씬 커질 것"이라며 "수일 내 10억여원 추가 지원해 대비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이 장관이 지난 10일 취임 후 첫 일정으로 경남 거창군의 폭염 피해 현장을 다녀온 뒤 내놓은 후속책이다.

앞서 농식품부는 지난달 27일 관개시설이 없는 밭에 농업용 관정 개발과 간이 급수시설 설치를 위해 30억원 규모의 가뭄예산을 지원한 데 이어 이달 7일에는 108억원(밭작물 급수 48억원·축사 냉방장치 지원 60억원)의 추가 투입을 확정한 바 있다.

이번에 추가 투입하는 재정은 총 17억원이다. 햇볕데임(일소) 피해 과수 농가의 탄산칼슘·영양제 지원에 8억원을, 축사시설현대화사업에 9억원을 각각 쓰게 된다. 

이렇게 되면 농식품부가 폭염 피해 예방·해결에 쓰게 되는 재정은 총 155억원에 달하게 된다.

농협 지원금 235억원(기지원 84억원·추가 151억원)까지 포함하면 390억원이 된다. 농협의 추가 지원금 151억원 중 관수시설 설치에 147억원, 가축면역 보강 첨가제 지원에 4억원이 쓰인다.

이 장관은 "현장에 다녀온 뒤 관계부서에 추가 대책 수립을 지시했는데 밭작물 피해를 줄이기 위해 '스프링클러 지원을 통한 살수'가 시급하다고 보고 받았다. 농협을 중심으로 수일 내 스프링클러를 보급하겠다"고 했다.

농업 재해보험 개선도 약속했다.

그는 "당장 정부가 (지원)해줄 수 있는 게 재해복구비 지급"이라며 "다행스럽게 예년에 비해 2.5배 올라 ha당 75만원까지 지원이 가능해졌기 때문에 농가 입장에선 상당히 큰 힘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폭염이 금년에 한정되지 않고 연례적으로 발생할 전망"이라며 "현재 특약으로 돼 있는 폭염을 주계약 항목으로 바꾸고 보험 대상을 무·배추 등 노지채소로 확대할 예정이다. 50%인 국고 보조비율도 더 높였으면 좋겠어서 기획재정부와 조속히 협의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개 식용 금지 논란과 관련해서는 "대한민국도 법·제도 측면에서 국제적 기준에 맞춰가야 한다. 세계 각국이 개고기를 식용하지 않는데 우리만 계속 먹을 수는 없다. 언젠가는 받아들여야 할텐데 (시기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언급했다.

그는 다만 "개 식용자와 육견사업자가 엄존하고 있는 만큼 일정 기간 시간을 가질 필요는 있다"면서도 "개 식용 문제는 전향적인 자세로 대하는게 옳다"고 했다.

이는 청와대가 지난 10일 개 식용 전면 금지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반대 51.5%, 찬성 39.7%)를 들며 "종사자들의 생계대책도 살펴봐야 한다. 사회적 논의가 활발질 것이며 정부도 적극 참여하겠다"며 입장 표명을 미룬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 장관은 또 가축에서 개를 제외하도록 규정을 정비하겠다는 청와대 발표를 두고는 "(농식품부와) 조율했다고 들었다. 여러 현실적인 문제와 조화롭게 잘 (해결)해서 최대한 빠른 시일 내 결론내겠다"고 말했다.

그는 장관 취임 전 겪은 '개 식용 발언' 논란에 대해 "(동료)의원들과 가볍게 했던 얘기가 밖으로 나가 아주 곤혹을 치렀다"며 "지금껏 일생동안 개 식용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 (발언이 알려진 직후) 장관 못할까봐 사과도 얼른 했다"고 전했다.

동물보호단체들은 지난해 11월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상임위원회(농해수위) 회의에서 "농해수위는 (개를) 반려보다는 팔아먹는데, 잡아먹는데 중점이 있다" "개 중에도 똥개가 있고, 요크셔테리어와 같이 취급하면 안 된다" 등의 발언을 한 이 장관의 농식품부 장관 내정설이 돌자 임명 계획 철회를 요구하며 반발했다.

결국 지난달 4일 입장문을 통해 "축산업 진흥 및 농촌소득을 증대를 우선해야한다는 치우친 생각으로 반려동물 문화에 대한 깊은 인식이 없이 정제되지 못한 표현을 했다. 반려동물 문화를 비하하거나 동물 생명 존중이라는 소중한 가치를 폄하하려는 의도는 아니었다"며 사과했다.

2020년 총선에 맞춰 사퇴하는 단명(短命) 장관이 될 것이란 우려에는 "장관 이전에 현직 국회의원으로서 총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며 "짧은 재임 기간을 길게 보내는 방법은 비전을 내놓는 것이라고 생각해 (취임사에서도) 그간 혼자 고민해왔던 식량 안보와 농촌공간 계획, 직접지불제를 어떻게 풀어갈 것인지를 제시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재임 기간 문재인 정부가 지향하는 소득주도성장과 관련해 농촌에서 할 수 있는 정책 툴을 집중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농림축산 정책의 컨트롤타워인 농식품부는 1948년 8월15일 제1대 조봉암 장관으로 시작해 김영록 장관에 이르기까지 70년간 무려 63명의 장관이 거쳐갔다. 장관의 평균 임기는 1년 1개월에 불과하다. 

'무허가 축사 적법화 지원을 위한 제도개선 방안'에 대한 축산농가의 반발이 거센 것과 관련해서는 "여러 부처와 연계돼있어 농식품부 욕심대로만 해결책을 제시할 수 없는 게 현실"이라면서도 "마른수건을 더 짜내듯 농가의 제안 중 한 가지라도 더 도움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자고 (직원들에게) 주문했다. 대안을 심도있게 살펴보겠다"고 언급했다.

이 장관은 쌀 산업에 대해 "공익형 직불제를 잘 활용해 농민이 주장하는 농민수당과 기초소득보장제의 정신이 구현되는 수준까지 만들어야 한다"며 "올해 쌀 작황은 평년보다 약간 미치지 못하는 수준으로 전망된다"고 진단했다.

대북 쌀 지원 문제와 관련해서는 "쌀 문제만 갖고 따로 대북 접촉을 할 순 없다"며 "대북 경제제재를 포함한 정부 전체의 대북 접촉 방향이 설정되면 그에 맞춰 뒷받침할 것"이라고 했다.

농식품부의 산림 부문 외청인 산림청의 역할을 강조하며 "제 소관은 아니지만 산림 분야는 경제제재와 관련된 게 아니여서 보다 전향적인 자세로 해 나갈것"이라고 말했다.

hjpyun@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