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원 오른 1132.0원으로 출발…지난 연고점 1135.2원 목전
터키발 금융위기로 인해 유럽, 신흥국 등 전방위적 여파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128.9원)보다 3.1원 오른 1132.0원으로 출발했다. 1130원대를 돌파한 것은 지난 7월 24일 이후 약 3주 만이다.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고 있는 것은 터키 리라화 급락으로 신흥국 금융위기 우려가 고조된 데 따른 것이다. 글로벌 외환시장 전반에 위험 회피심리가 강해지면서 원·달러 환율이 급등에 기름을 붓고 있다.
글로벌 경제를 틀어쥐고 있는 미국과의 충돌로 터키의 화폐가치는 곤두박질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각) 터키에 철강과 알루미늄 관세를 두 배로 부과한다고 말한 뒤 리라화 가치가 16% 폭락한데 이어 13일 아시아 외환시장 개장 초반 12% 넘게 추가 폭락했다.
터키와 밀접한 경제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스페인, 프랑스, 이탈리아 등 유럽권 국가에 금융 불안이 확산되고 있는 점도 국내 외환시장에 영향을 주고 있다. 유로 가치가 떨어지면서 강해진 강달러 압력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원화 가치도 하락한 것이다. 달러 대비 유로는 1.2% 떨어져 1년 만에 최저점을 찍었다.
당분간 원·달러 환율의 오름세는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전승지 삼성물산 연구원은 "미·중 무역분쟁 우려 속 미국과 터키의 불안한 상황을 반영하면서 당분간 원·달러 환율이 크게 변동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정치적 혼란이 마무리될 경우 단기적 영향에 그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터키 경제성장률이 4%대로 나쁘지 않아 구제금융을 받으면 나아지리란 해석에서다.
전 연구원은 "터키 경제 상황과 제한적인 달러 강세, 위안화세 진정 분위기 등 글로벌 경제 분위기를 감안할 때 중장기적으로 원·달러 환율은 1150원 부근에서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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