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상원 "일대일로 참여국에 IMF 지원 차단해야"
中 대일로-러 ‘유라시아 경제 구역' 충돌도
미국은 일대일로에 참여하는 국가들에게 국제통화기금(IMF) 자금이 유입되는 것을 차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아시아에서는 중국의 일대일로 프로젝트와 러시아의 ‘유라시아 경제 구역(Eurasian economic sphere)’ 프로젝트가 충돌을 빚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만 ‘타이완 뉴스’와 ‘리버티 타임스’ 등은 7일 러시아가 중앙아시아 지역으로 일대일로 프로젝트를 확대하고 있는 중국에 대해 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타이완 뉴스는 러시아 '네자비시마야 가제타(Nezavisimaya Gazeta)'의 보도를 인용해 러시아와 중앙아시아 국가들은 중국의 일대일로 정책이 부패와 환경훼손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반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네자비시마야 가제타의 보도에 따르면 중앙아시아 국가들 중 일대일로 프로젝트에 대해 처음 문제를 나라는 카자흐스탄과 키르기스스탄이다. 이들 국가의 언론들은 일대일로 프로젝트가 중국의 영향력을 확대하고, 심지어 중앙아시아를 지배하기 위한 도구로써 이용되고 있다는 문제의식을 제기하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리버티 타임스는 그러나 일대일로에 대한 반감은 이제 중앙아시아의 다른 나라들도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중앙아시아 일원에서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는 일대일로 프로젝트는 또한 야당들이 정부와 집권 여당을 공격하기 위한 호재로도 이용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타이완 타임스는 중앙아시아에서 중국의 ‘일대일로 프로젝트’와 러시아의 ‘유라시아 경제 구역(Eurasian economic sphere)’이 충돌을 일으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중앙아시아 지역에서 일고 있는 반중 감정은 러시아의 입김 때문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앞서 5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이 중국 일대일로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국가들에게 IMF 자금이 유입되는 것을 차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데이비드 퍼듀(공화, 조지아)와 존 코닌(공화, 텍사스), 마르코 루비오(공화, 플로리다) 등 미국 상원 의원 16명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에 보내는 서한을 통해 중국의 일대일로가 여러 나라를 빚더미 속으로 내몰고 있다면서 이들 국가들이 IMF에 자금지원을 요청할 경우 어떻게 대응할지 질의했다고 WSJ은 전했다.
상원의원들은 서한에서 “금융 고갈 상태에 이른 국가들이 부채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중국과 협상을 하고 있다. 중국은 전략적으로 중요한 자산들을 포함한 큰 양보들을 얻어내고 있다. 또한 중국은 경제적인 압력을 이용해 이들 국가들의 외교정책 결정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라고 우려했다.
일대일로 프로젝트에는 70여개 국가가 참여하고 있으며 이들 중 상당수는 무리한 사업추진으로 채무상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스리랑카는 지난 2016년 2월 IMF로부터 15억 달러 규모의 구제금융을 받아냈다. 중국은 스리랑카의 한 항구 건설에 수십억 달러를 지원했다. 지난해 중국은 그 대가로 99년간 이 항구를 임대했다. 스리랑카로서는 막대한 규모의 부채를 상환할 방법이 달리 없었기 때문이다.
620억 달러의 채무를 지고 있는 파키스탄은 올 가을 IMF 구제금융을 요청한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들 채무의 상당부분은 20억 달러 규모의 지하철 건설 등 일대일로 프로젝트 참여에 따른 인프라 건설비용이라고 WSJ는 전했다.
미국 워싱턴 소재 싱크탱크인 글로벌개발센터(CGD)는 지난 3월 보고서에서 중국의 일대일로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나라들 중 8개 국가가 감당키 어려운 부채를 지게 됐다고 밝혔다. 스리랑카는 2010년 중국의 대규모 차관으로 남부 함반토타 항구를 건설했지만, 항구 운영 과정에서 적자만 쌓이자 결국 운영권을 중국에 넘겼다. CGD 보고서는 이들 국가의 부채는 중국의 대외융자 규모를 보면 작은 돈이지만 작은 국가로서는 감당하기 힘든 규모라고 밝혔다.
CGD 보고서는 동아프리카의 지부티와 중앙아시아의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동남아시아의 라오스와 인도양의 섬나라 몰디브, 몽고, 발칸반도의 몬테네그로, 파키스탄 등 8개국을 요주의 국가로 꼽았다.
WSJ 보도에 따르면 폼페이오 장관은 IMF가 파키스탄을 지원할 경우 중국의 일대일로 계획에 자금을 지원하는 것과 같다면서 거부의사를 밝혔다. 므누신 장관은 지난 4월 IMF 춘계회의에서 "많은 국가들이 중국 등 투명도가 떨어지는 신흥국가의 국가펀드를 통해 상환하기 힘든 규모의 돈을 빌린다"며 경고했다.
앞서 지난 5월 하버드대학의 샘 파커와 가브리엘 체피츠는 공동 집필한 보고서를 통해 파키스칸과 지부티, 스리랑카, 바누투아, 파푸아뉴기니, 통가, 라오스, 캄보디아 등 16개 개발도상국들이 중국 부채 외교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중국정부가 부채 외교를 통해 인도양과 태평양 지역에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의 이 지역 국가들에 빌려준 부채를 지렛대 삼아 영토 분쟁이 일고 있는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입지를 강화하는 것은 물론 인도와 호주 등 이 지역의 강국들을 포위하고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중국정부가 국영기업들을 통해 개도국들에 인프라(사회간접자본) 건설 자본을 빌려준 뒤 이를 대가로 군사적, 정치적 대가를 받아내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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