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시스】임재희 기자 = 부모 맞벌이 여부에 따라 어린이집을 종일반(6시간)과 맞춤반(12시간)으로 나눈 현행 '맞춤형 보육'이 7~8시간 공통 보육체계로 바뀐다. 12시간 운영 유지를 위해 저녁이나 밤 시간대는 추가보육이 별도로 이뤄진다.
보건복지부는 7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정책토론회를 열고 이런 내용의 '보육지원체계 개편방안'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보육지원체계 개편 태스크포스(TF)'는 기존 종일반과 맞춤반 별도 운영방식 대신 어린이집 12시간 운영 규정은 계속 유지하되, 어린이집 보육시간을 구분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른바 '맞춤형 보육'은 만 0~2세 영아에 대해 맞벌이 가구 등은 종일반(오전 7시30분~오후 7시30분)을, 홑벌이 가구 등은 맞춤반(오전 9시~오후 3시)에 긴급보육바우처(월 15시간)를 제공하는 식으로 도입했다.
애초 목적은 맞벌이 가정 등은 일·가정 양립을 위해 눈치 보지 않고 하루 12시간까지 맡길 수 있도록 하는 한편, 장시간 보육시설 이용 방식을 개선해 영아가 부모와 애착 관계를 형성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였다.
그러나 보호자 동의가 있으면 어린이집 운영시간 조정이 가능해 12시간 운영체계가 형식에 그치면서 올해 6월 기준 전체 3만9359개 어린이집 가운데 오후 6시까지 운영하는 곳은 49%(1만9237개) 수준이었다.
오후 5시 이후에는 소수 아동만 남아 부모들의 불안감이 조성됐고 오후 시간대 통합반 프로그램의 구체성이 떨어지는 문제가 발생했다. 결국 맞벌이 부모들은 희망 이용시간(9시간6분)보다 1시간5~28분 정도 실제 이용시간이 적었다.
반대로 어린이집 보육교사들은 보육과정 구분 없이 교사 한명이 온종일 근무하는 체계를 유지하다 보니 정규 노동시간이 8시간을 초과하기 일쑤(2015년 기준 하루 평균 9시간36분 근무)였다.
이에 앞으로는 부모 맞벌이 여부와 상관없이 모든 아동이 공통으로 받는 '기본보육시간'과 이후 보육시간인 '추가보육시간'으로 어린이집 운영 시간을 구분하기로 했다. 오전 9시부터 7~8시간은 모든 아동에게 제공하고 이후부턴 오후 7시30분까지 운영되는 오후반, 밤 10까지 운영되는 야간반 등으로 추가 운영하자는 것이다.
이는 0~2세 영아반과 3~5세 유아반 모두 오후 4시를 기점으로 어린이집에 머무는 아동 비율이 절반 이하로 줄어드는 점과 보육교사 하루 근무시간(휴식시간 제외 8시간)을 고려한 대안이다.
이를 위해선 현재 아동 한명당 단일보육료(누리과정 보육료 22만원+운영비 7만원)로 지원되는 비용 체계를 바꿔야 한다.
'보육지원체계 개편 TF'는 표준보육비용 계측을 통해 기본보육시간과 추가보육시간 보육료 단가를 재산출토록 복지부에 제안했다. 특히 추가보육시간에는 남아있는 아동수와 관계없이 안정적으로 보육시간이 운영되고 실제 이용시간에 따른 보상이 가능하도록 보육료를 구분해 지원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따라서 추가보육시간에 대해 지금처럼 맞벌이 부부 등 자격을 구분해 지원할지, 일부 수익자 부담 형태로 원하는 부모들이 시간당 보육료 등을 일정 부분 내게 할지 등을 향후 결정해야 한다.
동시에 추가보육시간에도 기본보육시간처럼 표준보육과정에 따라 내실 있는 보육 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보완하고 교사 역량을 강화한다.
오전 활동을 심화·확장하는 내용으로 추가보육시간 프로그램을 설계한다. 연령별로 반을 편성하는 오전과 달리 연령 혼합반·통합반으로 운영되는 특성을 프로그램에 반영해야 하기 때문이다.
추가보육시간을 전담하는 교사도 단순 보조교사가 아닌 '전담교사'로 규정했다. 보조교사에게 통합반 담임교사의 역할 및 책임, 통합반 일과 및 프로그램 운영, 보육일지 작성 등에 대한 교육을 이수토록 해 단순 보육교사가 아닌 전담 보육교사 역할을 맡긴다는 계획이다.
결국 추가보육시간을 전담하는 양질의 보육교사 확보가 관건이다.
'보육지원체계 개편 TF'는 전체 0~2세 영아반을 약 15만7000개로 추산하고 영아반 3개당 1명씩 약 5만2000명의 추가 인력이 필요한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복지부는 2만5000명 추가 채용 예산을 보육교사 휴식시간 보장에 따른 교사 확보 목적으로 편성해 놓은 상태다.
다만 복지부 관계자는 "어린이집에 따라 영아반이 1개 있을 수 있고 2개 있을 수도 있어 숫자가 달라질 수 있지만 수급이나 보육교사 질 관리를 생각했을 때 단계적 확충이 필요하다"면서도 "근래 2~3년간 출생아수가 급격하게 줄고 있기 때문에 보육교사 일자리가 줄어들 수 있는 가능성, 장기 미근무자가 들어올 수 있는 부분 등과 관련해 컨트롤을 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복지부는 '보육지원체계 개편 TF'가 지난해 9월부터 10개월간 10차례에 걸쳐 내놓은 이번 개편방안에 대해 이날 정책토론회에서 제기된 의견을 기반으로 학부모, 보육단체 등 주요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수렴한다.
이동욱 복지부 인구아동정책실장은 "TF 정책 제안을 토대로 정부의 개편방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추가적인 의견수렴과 세부 과제들에 대한 검토를 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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