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군, 알카에다에 돈 주고 점령지 철수시키기도
대원 1명당 1만3000달러씩 지급

사우디가 주도하는 연합군은 예멘의 무칼라와 아비안주, 샤브와주 등 3곳에서 알카에다아라비아반도지부(AQAP)와 싸워 격퇴시키는 대신 알카에다가 자신들이 점령했던 도시나 마을들로부터 안전하게 철수할 수 있도록 했다. 알카에다는 자신들이 보유하고 있던 무기들은 물론 약탈품들과 막대한 현금까지 챙겨 점령지로부터 철수할 수 있었다.
연합군은 이러한 비밀 타협의 대가로 예멘에서 알카에다가 점령했던 곳들을 총 한 방 쏘지 않고 하나씩 하나씩 탈환할 수 있었다.
일부 알카에다 세력은 철수를 조건으로 현금을 제공받기도 했으며 수백명은 연합군에 합류하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2016년 4월22일 예멘 제5의 도시 무칼라에서 약 3000명의 알카에다 대원들이 장갑차와 트럭 등을 타고 철수했다. 이틀 두인 24일 아랍에미리트(UAE)군이 주축이 된 연합군이 무칼라로 입성한 후 알카에다에 승리를 거뒀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현지의 부족 지도자는 "알카에다는 패하지 않았다. 전투조차 일어나지 않았다. 연합군과 알카에다는 대치만 했을 뿐 협상을 통해 알카에다의 철수가 이뤄졌다"라고 말했다.
같은해 봄 예멘 남부 아비안주에서도 AQAP와 연합군 사이에 비밀 타협이 이뤄졌다. 핵심 내용은 미국과 연합군이 알카에다에 대한 모든 드론 공격을 중단하는 대신 알카에다는 주도 진지바르를 포함한 점령지로부터 무기들을 보유한 채 철수한다는 것이었다. 합의가 이뤄진 후 알카에다는 그해 5월 약 1주일 간에 걸쳐 점령지들로부터 철수를 완료했다.
또 2016년 2월 샤브와주의 알카에다 본거지인 알사이드에선 알카에다가 현금을 받은 조건으로 점령지 철수에 합의했다. 당시 합의를 성사시킨 한 중재자는 연합군측이 알카에다측에 500만 달러(약 56억원)와 함께 알카에다 대원 1명당 1만3000달러(약 1462만원)를 지급했다고 전했다.
dbtpwls@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