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최다사용 시설 불명예 6년 연속 서울대

기사등록 2018/08/05 11:15:00
【서울=뉴시스】손대선 기자 = 연일 계속되는 기록적인 폭염으로 전력 사용량이 급증하면서 서울 곳곳에서 정전사태까지 발생하고 있지만 대학교, 병원, 백화점, 상용건물 같은 서울시내 대형건물들의 에너지 소비 행태는 개선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가 5일 공개한 '서울지역 에너지다소비건물(공동주택 제외)의 2017년도 에너지 사용량'을 살펴보면 에너지다소비건물 333개소 중 에너지 최다사용시설은 서울대학교(5만1688TOE)로 나타났다.

 이어 2위 KT목동IDC(4만6235TOE), 3위는 LG가산디지털센터(가산IDC, 4만1533TOE), 4위 삼성서울병원(3만4956TOE), 5위 서울아산병원(3만3135TOE), 6위 SKbroadband(주)서초1센터, 7위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8위 세종텔레콤 주식회사, 9위 LG U+ 서초IDC2센터, 10위 SKbroadband(주)서초2센터 순이었다.

 이중 서울대학교는 2012년 이후 6년 연속 서울 지역에서 에너지사용이 가장 많은 시설로 조사됐다. 서울대학교가 통합관리시스템으로 전력피크관리를 하고 고효율설비로 교체하는 등 에너지 절감 노력을 하고 있지만 전년 대비 에너지사용량은 4469TOE나 증가하는 등 해마다 사용량 1위의 불명예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

 에너지다소비건물의 숫자도 지난 5년 새 22.8% 증가('12년 271개소 → '17년 333개소)했다. 이 기간 가정용 전기사용양은 서울시 '원전하나줄이기' 정책 시행으로 2% 감소한 반면 에너지다소비건물의 전기사용량은 18.1% 늘어나 엇박자를 쳤다.

 에너지다소비건물은 연간 에너지 사용량이 2000TOE(Ton of Oil Equivalent – 석유환산톤) 이상인 건물을 말한다. 2016년말 기준 전국에 4578개소가 있으며 이곳에서 국가 전체 에너지의 72.9%를 사용한다. 서울 지역에는 333개소가 있다.

 에너지다소비건물은 산업통상자원부가 관련법령에 따라 에너지사용량 신고 및 에너지 진단을 의무화하도록 하고 있다.

 전년대비 에너지사용량이 증가한 상위 3개소는 한국공항공사 서울지역본부, 서울대학교, 롯데물산(주) 순으로 나타났다. 사용량이 증가한 이유는 증축 및 신축건물 준공에 따른 입주율 상승, 이용객 증가, 신규 설비 도입 등에 따른 것으로 조사됐다.

 전년도와 비교해 에너지 사용량이 감소된 건물은 (주)엘지씨엔에스 상암 IT센터, 주식회사 패션티브이관리, (주)LG유플러스 논현IDC 순이다. 주요 절감사유는 설비 이전, 인버터 방식 전산장비 전력제어 도입, 고효율 냉방장치 설치·운영, 냉방설비 대온도차 제어, LED조명 교체 등 건물 특성에 맞게 에너지 절약을 추진한데 따른 결과이다.
 
 서울시는 에너지다소비건물 지정 제도의 취지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최근 수년간 에너지다소비건물 수와 에너지사용량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녹색전환연구소 이유진 박사는 "현재 에너지수요관리정책이 실종된 상태"라고 진단한 뒤, 그 원인으로 "정부의 에너지다소비사업자 관리·감독 부실"이라고 꼬집었다.

 이 박사는 아울러 "서울시가 에너지다소비사업자에 대한 관리 의지가 높은 반면 권한이 없는 상황"이라며 "수요관리 제도의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경기대학교 구충완 교수는 "에너지다소비사업자 수와 에너지사용량이 매년 증가하는 원인과 현행 에너지다소비사업자 관리제도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면밀히 들여다보고 근본적인 개선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시는 에너지다소비건물의 에너지소비 증가세에 대한 효과적이고 철저한 관리가 필요한 것으로 보고, 정부에 관련 제도개선 및 에너지다소비사업자에 대한 관리 권한의 지방이양을 강하게 촉구하고 있다.
 
 황보연 서울시 기후환경본부장은 "서울시민들의 에너지 절약과 효율화 노력에도 불구하고 정작 일부 에너지다소비건물의 에너지 사용량은 줄고 있지 않아 안타깝다"며 "에너지다소비건물 여건에 적합한 시설 개선을 통해 에너지 절약과 수요관리에 적극 참여해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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