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는 변신중…IP TV 등 신사업 두각

기사등록 2018/08/05 06:39:00

이통3사, 미디어·보안·인공지능·블록체인·드론으로 보폭 확장

신사업 왜 나설까?...통신 중심 사업으로는 더이상 미래 없어

초기 단계지만 신사업 성과 나쁘지 않아...미디어 부문 '두각'


 【서울=뉴시스】최선윤 기자 = 통신업계가 새로운 사업 분야로 영역을 넓히며 변신을 꾀하고 있다. 인공지능(AI) 기반 서비스를 확장하는가 하면, 블록체인 인프라와 플랫폼 구축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이는 기존의 사업구조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성장 정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대규모 자금이 소요되는 신사업 투자가 녹록치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통3사, 탈통신 가속화...미디어·보안·인공지능·블록체인·드론으로 보폭 확장

 통신업계의 탈(脫)통신이 가속화되고 있다. 이통3사가 미디어·보안·인공지능·블록체인·드론 등을 아우르는 종합 정보통신기술(ICT)기업으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SK텔레콤은 블록체인을 활용한 신규 사업 방향을 알리는 한편, 보안 등 성장성이 높은 분야의 기업을 인수해 새로운 수익원 창출에 집중하고 있다. 이밖에도 인공지능 인재 확보에 총력을 다하며 자사 인공지능 서비스를 개선시키고 있다.

 지난 4월 SK텔레콤은 블록체인 스타트업과 투자자를 매칭시켜주는 역할을 수행하겠다는 새로운 사업 방향을 밝혔다. 5월에는 보안업체 ADT캡스를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7월에는 인공지능 분야 연구개발을 책임지는 'AI 리서치센터' 조직 구성을 완료했다.

 KT도 신성장동력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블록체인으로 기존 사업의 패러다임을 전환하고, 아파트·호텔·자동차에 자사 인공지능 서비스를 적용해 이용자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지난 7월 KT는 유무선 인프라, 5G 등 차세대 네트워크, 5대 플랫폼 사업 영역에 블록체인을 적용, 사업 패러다임을 변화시키겠다고 밝혔다. 그 일환으로 블록체인 지역화폐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을 알렸다. 같은 달 자사의 AI 기술을 적용시킨 호텔도 공개했다.

 LG유플러스도 신사업 모델을 적극 발굴하고, 미래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사업목적에 드론 등 신사업을 추가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최근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등 4차 산업혁명 기술 분야에서 신사업 모델을 발굴할 사내벤처 1기를 모집한다고 밝혔다. 사내벤처 운영 기간이 끝나면 최종 평가를 거쳐 서비스 사업화와 분사 여부가 결정된다. 지난 3월에는 드론(무인비행장치) 관련 사업을 본격 추진키로 결정했다.

 ◇신사업 나서는 이유?...통신 중심 사업으로는 미래 없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가 신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이유는 통신 중심의 사업만으로는 더 이상 미래를 꿈꿀 수 없다는 데 있다.

 이통동신시장 자체가 포화된 상태에서 가입자 뺏기 경쟁만으로는 생존을 담보할 수 없는 위기감이 반영된 것이다. 가입자당평균매출액(ARPU)의 감소세는 몇년째 뚜렷하다. 향후 전망도 좋지 않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트렌드에 부합하는 부가서비스와 신규요금제 등을 출시해 가입자당평균매출 하락폭을 줄이고 있다"면서도 "앞으로도 가입자당평균매출 하락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상황이 이렇자 이통3사는 제한된 파이를 놓고 벌이는 소모적인 경쟁보다 인공지능, 블록체인, 드론 등 미래 사업을 준비하는 방식이 더 생산적이라는 판단이 섰고, 이를 실행에 옮기고 있다.

 하지만 정부의 통신요금 인하 압박이 커진 탓에 신사업 추진이 쉽지만은 않다. 이동통신시장의 정체로 치열한 경쟁이 지속되는 가운데 강한 규제 압박으로 연간 매출이 감소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어서다.

 ◇미디어 분야 성과 두드러져...통신업계, 기회 찾기에 '분주'

 초기 단계지만 신사업의 성과도 나쁘지만은 않다. 특히 미디어 부문의 성과가 돋보인다.

 올해 2분기(4~6월) SK텔레콤의 미디어 사업 핵심인 IPTV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5% 증가했다. 가입자 확대, 유료 콘텐츠 이용 증가 등에 따른 것이다. 모바일 IPTV '옥수수'도 가입자 및 월 순방문자 수가 점차 늘고 있다.

 KT 역시 같은 기간 미디어·콘텐츠사업 부분의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7.6% 증가했다. IPTV 가입자가 확대되고, 지니뮤직등 자회사들의 성장에서 비롯됐다. KT가 가상현실(VR) 대중화를 위해 개관한 도심형 VR 테마파크 '브라이트'도 인기를 끌고 있다.

 LG유플러스도 같은 기간 홈미디어 수익이 전년 동기 대비 11% 올랐다. 유아서비스 플랫폼 등 콘텐츠 경쟁력이 강화돼 IPTV 신규 가입자가 증가해서다. 상반기 LG유플러스는 IPTV 가입자 순증 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csy625@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