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바비' 지나간 광주·전남 피해 속출(종합)

기사등록 2020/08/26 23:50:03

광주·전남 태풍 피해 신고 127건 잠정 집계

신안 4개 섬 96가구 정전에 주민 불안 가중

[영암=뉴시스] 변재훈 기자 = 제8호 태풍 '바비'가 북상한 26일 오후 전남 영암군 삼호읍 한 주유소 간판 일부가 강풍에 파손돼 소방당국이 안전 조치를 벌였다. (사진=전남소방 제공) 2020.08.26. photo@newsis.com

[광주=뉴시스]변재훈 기자 = 제8호 태풍 '바비(BAVI)'가 지나간 광주·전남 곳곳에서 각종 시설물이 부서지고 전력 공급이 중단되는 등 크고작은 피해가 잇따랐다.

26일 광주기상청에 따르면, 태풍은 이날 오후 10시 기준 전북 군산 서남서쪽 약 200㎞ 부근 해상에서 시속 30㎞의 속도로 북진하고 있다.

이날 순간최대풍속은 초속 기준 신안 흑산도 47.4m를 비롯해 신안 가거도 43.4m, 홍도 41.1m, 진도 서거차도 38.7m, 광주 무등산 33.7m, 화순 28.5m 등으로 나타났다.

누적 강수량은 순천 137.6㎜, 화순 이양 125㎜, 장흥 유치 117㎜, 강진 112㎜, 장흥 96.3㎜ 등이다.

초속 40m 안팎의 강한 바람이 불고 짧은 시간 안에 비가 쏟아지며 재산 피해가 속출했다.


[해남=뉴시스] 변재훈 기자 = 제8호 태풍 '바비'가 북상한 26일 오후 전남 해남군 해남읍의 한 아파트 내 유리 소재 자동문이 강풍에 파손돼 소방당국이 안전 조치를 벌였다. (사진=전남소방 제공) 2020.08.26. photo@newsis.com


◇ 광주·전남 피해 신고 127건

소방당국에 이날 오후 11시까지 접수된 태풍 피해는 광주 33건, 전남 94건으로 잠정 집계됐다.

주택 파손·도로 침수·가로수 쓰러짐 등이 대부분이었다.

오후 8시20분께 해남군 해남읍 한 아파트 단지 내 유리 출입문이 강풍에 파손됐다. 비슷한 시간대 순천시 가곡동 한 도로에서는 빗물이 역류하며 침수되기도 했다.

앞서 오후 6시50분께 영암군 삼호읍 한 주유소에서는 대형 간판을 지탱하는 장치가 일부 끊어져 소방당국이 긴급 안전 조치를 벌였다. 삼호읍·학산면에서도 강풍에 가로수가 쓰러지거나 꺾여 도로를 덮쳤다.

강풍에 의한 시설물 피해가 실시간으로 접수되고 있으나 다행히 현재까지 확인된 인명 피해는 없다.

[신안=뉴시스] 변재훈 기자 = 제8호 태풍 '바비'가 북상하고 있는 26일 전남 신안군 흑산면 가거도 인근 해상에 파도가 거세게 몰아치고 있다. (사진=목포해경 제공) 2020.08.26. photo@newsis.com
◇ 초속 40m 이상 강풍에 신안 4개 섬 96가구 '정전'

태풍의 길목에 위치해 초속 40m 이상의 강풍이 불었던 서해 도서 지역에서는 정전이 발생, 주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이날 오후 7시께 신안국 흑산면 가거도(4가구)·중태도(6가구)·상태도(51가구), 장도(35가구) 등 4개 섬 96가구의 전력 공급이 끊겼다.

장도는 오후 11시께 응급 복구가 완료됐지만, 나머지 섬 지역은 정전이 이어지고 있다.

강풍·풍랑에 집에만 머물고 있는 주민들은 어둠 속에서 불안에 떨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상 악화로 긴급보수팀의 접근이 어려워 본격적인 전력 복구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또 가거도에서는 내연발전기가 동작을 멈추면서 자동 기상관측기기의 통신도 끊겼다. 풍향·풍속·기온·강수량 등 관측값이 집계되지 않고 있다.


[신안=뉴시스] 박상수 기자 = 강풍을 동반한 제8호 태풍 '바비'의 영향으로 26일 오후 7시부터 전남 신안군 압해도와 암태도를 연결하는 천사대교의 통행이 제한되고 있다. (사진=신안군 제공) 2020.08.26. photo@newsis.com

◇ 육로·하늘길·바닷길 모두 끊겨

광주·전남을 오가는 육로·하늘·바닷길 통행도 끊겼다. 강풍에 따른 낙석 위험이 높은 구례 성삼재 861호 지방도가 전면 통제됐으며, 수해 복구가 진행 중인 전남 지역 각급 도로 5곳도 통행 제한이 이어지고 있다.

오후 7시를 기해 신안 압해도와 암태도를 연결하는 천사대교(7.2㎞ 길이)의 통행도 제한됐다. 호남선(목포~광주 송정)·경전선(순천~광주 송정) 열차도 멈춰섰다.

광주·여수공항을 오가는 여객기 73편 중 72편이 결항됐으며, 목포·여수·완도 여객선터미널을 오가는 53항로 86척이 운행을 멈췄다. 무역·연안항 15곳도 모두 통제됐다.

광주시·전남도는 태풍 진행 방향 등을 주시하면서 피해 집계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태풍이 지나는 길목이었던 신안 흑산도·가거도·홍도는 구체적인 피해가 확인되지 않고 있어, 정확한 집계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한편 태풍 '바비'는 서해상을 빠른 속도로 통과, 27일 오전 3시께 백령도 남남동쪽 약 100㎞ 부근 해상을 거쳐 황해도 내륙에 상륙할 것으로 예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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