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경기지수 하락폭, '메르스 사태' 이후 최대

기사등록 2018/07/31 06:00:00 최종수정 2018/07/31 11:43:12

7월 BIS, 제조·비제조업체 모두 큰 폭 하락…G2 무역분쟁 영향

'인건비 상승' 애로사항으로 꼽은 제조업체, 2003년 이후 최대


【서울=뉴시스】위용성 기자 = 국내 기업이 체감하는 업황 지수가 이달 급속도로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31일 발표한 '7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및 경제심리지수(ESI)'에 따르면 제조업의 업황BSI는 74로 전월(80)보다 6p 낮아졌다. 비제조업은 76으로 전월(80)에 비해 4p 하락했다.

전산업 통틀어선 전월(80) 대비 5p 낮아진 75를 기록했다. 이같은 낙폭은 메르스 사태를 겪었던 지난 2015년 6월 이후 가장 크다.

BSI는 전국 3696개 법인기업(응답 3269곳)을 대상으로 지난 13일부터 20일까지 조사한 결과다. 기준치 100을 놓고 그 이상이면 긍정적인 응답을 한 업체가 많았다는 것이고, 100이하면 그 반대다. 

제조업의 경우 미국과 중국간 무역분쟁 때문에 경기를 좋지 않게 보는 기업이 많았다는 분석이다. 대기업(-6p)과 중소기업(-5p) 모두 내렸다.

제조업 중에서도 특히 화학제품 업종이 11p 하락했다. 무역마찰이 본격화되면서 중국쪽 수요위축 우려로 제품가격이 약세를 보인 탓이다. 자동차 업종도 7p 하락했고 스마트폰 등 부진이 지속되면서 전자영상통신장비 업종도 4p 낮아졌다.

비제조업 업종별로는 전문과학기술서비스업이 12p, 도소매업이 5p, 건설업이 3p 씩 각각 내렸다. 휴가철을 맞아 영업일수가 줄어든 것과 SOC(사회간접자본) 등 공공부문 투자가 감소한 데 따른 영향이다.

한편 경영애로사항으로 '인력난'과 '인건비 상승'을 지목한 제조업체들이 크게 늘었다. 인력난·인건비상승을 꼽은 제조업체 비중은 14.2%로 지난달 12%에 비해 2.2%p 올랐는데, 이는 월별 집계를 시작한 2003년 이후 최대치다.

최저임금 인상이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한은 관계자는 "최저임금 인상이 인건비상승에 영향을 미쳤고 '주 52시간' 근로제는 인력난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며 "아무래도 규모가 큰 제조업체들이 상대적으로 크게 어려움을 느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달 경제심리지수(ESI)는 93.1로 전월보다 5.1p 하락했다. ESI는 기업과 소비자를 포함한 민간의 경제상황에 대한 심리를 파악하기 위해 만들어진 지표로, BSI와 소비 심리를 나타내는 소비자동향지수(CSI)를 합성한 것이다. 지수가 100을 넘으면 민간 경제심리가 과거 평균치보다 나은 수준이라는 얘기다. 

경제심리의 순환적 흐름을 파악하기 위해 ESI의 원계열에서 계절적 요인과 불규칙 변동을 빼고 산출하는 순환변동치는 전월보다 0.5p 낮아진 95.5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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