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리크스의 어산지, "곧 런던 에콰도르 대사관에서 쫓겨날 듯"

기사등록 2018/07/27 21:36:48
【런던=AP/뉴시스】런던 에콰도르 대사관에 망명 중인 위키리크스 창시자 줄리언 어산지가 선물 받은 새끼 고양이를 손에 놓고 어르고 있다. 그는 스웨덴 강제 송환을 피해 4년 가까이 대사관에 칩거하고 있다. 날짜 미상의 이 사진은 10일 선사인 프레스가 배포했다. 2016. 5. 10.
【서울=뉴시스】 김재영 기자 = 에콰도르의 런던 주재 대사관에 6년 동안 은신하고 있는 위키리크스 창시자 줄리언 어산지가 곧 대사관에서 축출돼 런던 경찰에 체포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에콰도르의 신임 레닌 모레노 대통령은 27일 스페인 마드리드 방문 중 어산지가 "결국은 대사관을 떠나야만 할 것"이라고 말했다.

AP 통신에 따르면 모레노 대통령은 에콰도르와 영국 정부가 '어산지의 생명이 보장되는 조건'에서 어산지의 에콰도르 대사관 망명 피난을 종료시킬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통령은 "누구도 그처럼 오랫동안 망명 은신 상태일 수 없다"고 말한 뒤 "어산지의 신분 변화는 해당 관련국들의 협의 아래 정해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모레노는 "우리가 원하는 것은 그의 생명이 위험에 처해지지 않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호주 출신의 어산지는 2010년 수만 건의 미 국무부 전문 등을 위키리크스에 폭로해 미 사법 당국의 수배를 받았다. 얼마 후 스웨덴 여행 중 여성 2명을 성추행한 혐의로 국제 체포장이 발부됐던 어산지는 영국 경찰에 붙잡혀 스웨덴으로 송환되면 거기서 미국에 넘겨질 것을 우려해 2012년 에콰도르 대사관에 망명 신청했고 당시 이 나라의 좌파 정부가 이를 허락해 계속 머물러왔다.

어산지와 대사관 면담을 했던 스웨던 검찰은 2017년 관련 형사 조사를 철회했다. 영국은 경찰을 에콰도르 대사관 앞에서 2년 뒤부터 철수했지만 그에 대한 보석 조건 위반의 체포장을 아직도 유효하게 유지하고 있다. 

에콰도르 런던 대사관은 어산지의 인터넷 및 컴퓨터 접속을 차단했으며 최근에는 전화도 끊었다. 지난 5월 모레노 대통령은 대사관에 상주하던 추가 경비 인원의 철수를 명했다.

모레노는 어산지를 "전 정권으로부터 상속 받은 골치 덩어리"라고 말했으며 그를 대사관에서 축출할 생각을 굳힌 것으로 추측 보도되었다.

어산지는 2016년 미국 대선 때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에 대한 적대감을 드러내면서 7월부터 민주당 전국위원회 및 힐러리 캠프의 이메일 자료들을 위키리크스에 폭로했다. 이 자료는 러시아 정보기관애 해킹해서 넘어겨준 것으로 여겨진다.

2010년 어산지가 미 국무부 전문을 폭로할 당시 장관이 힐러리 클린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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