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울한 '양우건설', 조합 갑질 "분담금 380억 못 내겠다 엄포"

기사등록 2018/07/27 06:00:00 최종수정 2018/08/27 15:42:20
【서울=뉴시스】김민기 기자 = "입주를 앞두고 공사비와 대여금 이자 등 추가 분담금이 360억원이 나오자 이 돈을 내지 않기 위해 입주를 방해하고 있는 것입니다."(김창석 양우건설 이사)

 경기도 광주시 오포문형지역주택조합의 '오포문형 양우내안애' 아파트 입주를 앞두고 양우건설이 비상대책위원회의 과도한 요구에 회사가 피해를 당하고 있다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양우건설은 추가 분담금이 360억원이 나오자 조합원들의 어려움을 이해해 대승적인 차원에서 100억원을 부담키로 했으나 조합 측은 오히려 나머지 260억원도 감당하라고 떼를 쓰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창석 양우건설 이사는 27일 뉴시스와 만나 "이미 조합에서 요구하는 하자는 90% 이상 처리가 됐고, 방화문 문짝도 KS기준 절차에 의해서 적합 판정을 받은 정품임이 드러났음에도 입주를 막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광주시에서 준공 허가가 떨어지면 조합이 추가분담금을 내야하기 때문에 어떻게든 입주를 늦추기 위해 비대위가 과도하게 비방전을 펼치고 있다"면서 "지금 입주가 늦어지면서 일부 분양자들은 새 아파트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모텔을 전전하며 생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경기도 광주시 오포읍 문형리 600번지 일대에 들어선 오포문형 양우내안애는 지하 3층, 지상 9~23층, 총 15개 동, 1028가구 규모의 전용 84㎡ 타입으로 구성된 중소형 아파트다. 지난달 30일 준공을 앞두고 있었다.

 하지만 지난 5월 11일부터 13일까지 조합 측에서 704가구가 참여해 진행된 1차 사전점검에서 입주예정자(조합원)들은 1만3500건의 하자를 발견했다고 주장하면서 논란이 시작됐다. 6월 8일부터 3일 동안 실시된 2차 점검까지 포함해 총 2만1703건의 하자가 나왔다며 반발하자 광주시가 준공 승인이 보류한 상황이다.
 
 조합 측은 하자 이외에도 방화문 실험 결과 불합격 판정이 나왔고 지하주차장과 엘리베이터 연결이 되지 않는 점, 주방가구 유해성분 검출 등을 주장하면서 입주민의 생명을 위해 입주를 거부하고 있다며 양우건설과 광주시를 압박하고 있다.

 반면 양우건설 측은 이러한 조합의 주장이 추가 부담금을 내지 않기 위한 꼼수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현재 추가 분담금은 총 388억원으로 가구별 7천여만원 정도다. 분담금이 늘어난 이유는 토지비 증가, 일반분양 지연에 따른 각종 사업비 증가, 각종 부담금 증가, 기부채납 시설 공사비 증가, 기타 금융비용 및 경비 증가 등 때문이다.

 주택조합아파트사업의 특성상 사업비가 넘거나 부족하게 될 경우 조합원이 초과액을 나누거나 부족액을 나눠 내는 구조다. 특히 일반 분양이 약 100세대 정도 미분양이 나면서 조합원들의 부담이 늘어났다. 다만 양우건설이 100억원을 감액하면 가구별 부담해야하는 분담금은 약 3000~4000만원 수준으로 줄어든다.

 양우건설 관계자는 "사업 중반 시점에서부터 사업비가 원활히 조달되지 않아 공사비 지급이 되지 않는 상황에서도 책임 준공을 위해 중단 없이 공사를 지속했다"면서 "공사가 완료됐지만 공사비를 975억원 가까이 지급 받지 못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갈등이 깊어지면서 입주를 앞둔 일반 분양자 100여명도 지난 26일 오전 10시 경기도 광주 시청 앞에 모여 하루빨리 준공 승인을 내 입주를 허락해달라고 집회를 했다.

이에 그동안 조합 측 입장만 받아들이던 광주시청 측에서도 아파트 방화문만 안전하다면 준공 승인을 내줄 수 있다는 입장이다.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현관 방화문 사건은 지난달 25일 오포문형지역주택조합이 건설화재에너지연구원에 의뢰해 현관 방화문 내화 실험을 벌이면서 시작됐다. 3분 정도 불로 가열하자 방화문의 틈이 벌어져 불합격 판정을 받았다는 게 조합 측 입장이다.

 하지만 양우건설은 방화문 내화시험의 결과를 신뢰하기 힘들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상적인 방화문 시험은 방화문과 문틀, 경첩이 일체형이어야하는데 비대위에서 의뢰한 시험은 아파트에 붙어 있는 방화문 2짝을 뜯어 제작 업체가 다른 문틀과 결합해 시험을 의뢰 한 것이라는 것이다.

 특히 이 방화문과 문틀 세트는 한국방재기술시험원의 적법한 시험을 통과한 제품이라는 주장이다.

 박승인 건설화재에너지연구원 화재역학팀장은 "기존 문짝을 떼 오면서 새로운 문틀을 만들다보니 문짝에 있던 방화핀이 역할을 제대로 못해 4분 만에 변형이 생겼다"라면서 "문짝과 문틀이 제대로 된 방화문이었다면 실험 결과가 달라졌을 것이다"고 말했다.

 양우건설 측은 구조적 결함 등 중대한 하자가 나타나지 않은 상황에서 더 이상 조합이 추가분담금 문제로 입주를 방해하지 말아야한다고 호소하고 있다.

 2회에 걸쳐 총 6일간 실시된 점검을 통해 나타난 2만여 건이 넘는 하자 역시 1차와 2차 점검에서 중복된 건수를 제외하면 약 1만5000여 건으로 이는 가구당 약 15건에 해당하는 하자건수라는 것이 양우건설 측의 설명이다.
 
 김창석 이사는 "그동안 양우건설이 대한민국에서 지역주택조합 사업을 가장 많이 했고 단 한번도 이런 문제가 발생한 적이 없었다"면서 "이 아파트는 입주 이후 집값 상승의 여력도 있는 곳인데 이렇게 조합에서 부정적인 이슈를 터뜨리면 오히려 집값에 악영향을 미쳐 조합의 손해는 더 커질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비대위 측은 추가분담금과 아파트 하자와는 별개의 문제라며 양우건설의 주장에 정면 반박하고 있다.

 허찬 조합장은 "추가분담금 문제는 하자 문제가 끝나고 나서 별도로 소송 등을 통해 해결할 문제지 하자와 추가분담금 문제를 엮어서는 안된다"라면서 "조합원들이 내 집 마련의 희망 하나로 버텨 왔는데 하자 아파트로 인해 더 큰 절망에 빠지지 않도록 도와 달라"고 호소했다.

 kmk@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