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의사 의혹 제기에 확산, 일부 동조
"노회찬 분명 타살인데 왜 부검 안하나"
경찰 "유서가 본인 자필 확실" 등 일축
전문가 "이 시점에 음모론 도움 안 돼"
이용식 건국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지난 23일 한 인터넷 매체의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노 원내대표의 사망에 타살 의혹을 제기했다.
두경부외과 전공인 이 교수는 "17~18층에서 떨어지게 되면 벽에서 1m 내외로 떨어진다"며 "6~8m (벽에서 떨어진 위치로) 떨어졌다 하는 건 외력이 작용했다고 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신고한 경비원이 발견 직후 맥박을 쟀더니 잡히지 않았다고 했는데, 심장은 자율기관이라 바로 멈추지 않는다"며 "타살 이후 떨어진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드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밖에 주변 바닥에 피가 거의 없다는 점 등에 의문을 표시하며 부검 필요성을 적극 제기했다.
일부 네티즌들은 현직 의사가 제기한 의혹에 일리가 있다며 동조하는 분위기다. 인터넷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아이디 '스**'는 "너무 확연한 타살 같다"고 적었다.
또 다른 익명 아이디는 "아무리 봐도 노회찬은 타살인데 왜 부검을 하지 않냐"는 반응을 내놨다.
뽐뿌 아이디 '관**'는 "사람이 죽으면 자살인지 타살인지 밝혀내는 게 먼저"라면서 "일말의 의혹이 없는 상태라야 자살이라고 받아들여지는 게 맞는 절차 아닌가"라고 했다.
반면 경찰은 타살설이 근거가 없다고 일축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유서가 본인 자필이 맞다"며 "CCTV, 아파트 앞에서 내린 시간과 엘리베이터에 내린 시점 등을 고려했을 때 다른 사람이 개입할 여지가 없다"고 밝혔다. 특히 "더 낮은 거리에서도 그보다 멀리 투신하는 경우도 있다"며 타살 의혹을 반박했다.
가수 김광석씨 사례가 대표적이다. 1996년 사망한 김광석씨가 부인 서해순씨에 의해 타살됐다는 의혹은 영화 '김광석'이 지난해 8월 말 개봉하면서 큰 이슈가 됐으나 경찰이 무혐의로 결론내리면서 사그라들었다.
2003년 정몽헌 현대그룹 전 회장 사망 때도 타살 의혹이 제기됐고, '듀스' 멤버 김성재씨가 1995년 갑자기 사망하자 타살설이 제기됐지만 의문사로 결론 내려졌다.
전문가들은 정상적인 반응이라면서도 지나치게 음모론으로 빠져선 안 된다고 지적한다.
곽금주 서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는 "인간은 큰 일이 일어나면 배후의 음모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른바 '음모 이론(Conspiracy Theory)'"이라며 "합리적인 의구심으로 보긴 어렵지만 정상적인 반응"이라고 설명했다.
백종우 경희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과거 자살인줄 알았다가 타살로 드러난 사건들도 존재해 있을 수 있는 반응"이라며 "워낙 사건이 갑자기 발생하고 사전 정보가 없었다 보니 외부에서 요인을 찾게 되고 불신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백 교수는 "이 시기에 너무 음모론적으로 생각하는 건 모두에게 도움되지 않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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