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노회찬 유서 공개…정의당 "드루킹 특검 표적수사 유감"

기사등록 2018/07/23 17:37:53

노회찬 "4000만원 받았지만 청탁·대가 없어…어리석은 선택"

【서울=뉴시스】전진환 기자 = 서울 중구의 한 아파트에서 투신해 사망한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의 빈소가 마련된 23일 오후 서울 마포구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서 최석 정의당 대변인이 긴급회의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 노 원내대표는 댓글 조작 의혹 사건의 주범인 드루킹 김모(49)씨 측으로부터 5000만원대 불법 정치자금을 건네받은 혐의를 받고 있었다. 2018.07.23.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강지은 손정빈 기자 = 노회찬 정의당 의원이 23일 숨지기 전 유서를 통해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과 관련 "참으로 어리석은 선택이었으며 부끄러운 판단이었다"고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최석 정의당 대변인은 이날 오후 빈소가 마련된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서 브리핑을 갖고 이같은 내용이 담긴 노 의원의 유서 일부를 공개했다.

 이날 공개된 유서는 노 의원이 남긴 유서 3통 가운데 당원들에게 보낸 1통이다. 나머지 2통은 가족에게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최 대변인에 따르면 노 의원은 유서에서 "2016년 3월 두 차례에 걸쳐 '경제적공진화모임'(경진모)으로부터 모두 4000만원을 받았다"면서도 "어떤 청탁도 없었고 대가를 약속한 바도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나중에 알았지만 다수 회원들의 자발적 모금이었기에 마땅히 정상적인 후원 절차를 밟아야 했다. 그러나 그러지 않았다"며 "누굴 원망하랴. 참으로 어리석은 선택이었으며 부끄러운 판단이었다.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죽음을 암시했다.

 노 의원은 특히 유서에서 "무엇보다 어렵게 여기까지 온 당의 앞길에 큰 누를 끼쳤다"며 "이정미 대표와 사랑하는 당원들 앞에 얼굴을 들 수 없다. 정의당과 나를 아껴주신 많은 분들께도 죄송할 따름"이라고 심경을 남겼다.

 그러면서 "잘못이 크고 책임이 무겁다. 법정형으로도, 당의 징계로도 부족하다"며 "사랑하는 당원들에게 마지막으로 당부한다. 나는 여기서 멈추지만 당은 당당히 앞으로 나아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노 의원은 마지막으로 국민을 향해서도 "국민 여러분! 죄송합니다. 모든 허물은 제 탓이니 저를 벌하여 주시고, 정의당은 계속 아껴주시길 당부드린다"고 전했다.

 한편 정의당은 이날 오후 장례식장에서 긴급회의를 통해 노 의원의 장례 형식은 '정의당장'으로, 기간은 5일장으로 치르기로 결정했다. 발인은 27일 예정이며 상임장례위원장은 이정미 대표가 맡기로 했다.

 최 대변인은 "장지 등을 비롯해 구체적 장례 절차는 내일 오전 중 발표할 예정"이라며 "또한 각 시도당 사무실에 분향소를 설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드루킹 특검의 수사를 '여론몰이식 수사'로 규정하며 강한 유감을 표명하기도 했다.

 최 대변인은 "드루킹 특검은 애초 특검의 본질적인 목적에 부합하지 않은 표적 수사를 했다"며 "여론몰이식으로 진행된 수사는 비극적인 결과를 초래했다.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그는 "분명히 드루킹 특검은 댓글공작으로 시작한 특검이고, 정의당이 생각하는 결론은 아니다"라며 "드루킹 특검에 대한 취지와 목적이 있는데 비극적인 결론이 난 상황에서 정의당은 유감을 표한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최 대변인은 또 이날 오전 노 의원이 정의당 상무위원회의에 참석하지 않은 것과 관련, 별도의 연락을 받았는지 묻는 질문에는 "의원들이 참석이나 불참 등의 연락은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노 의원은 이날 오전 9시38분께 서울의 한 아파트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kkangzi87@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