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L기 유족 "김현희가 종북 좌파로 몰아"…명예훼손 고소

기사등록 2018/07/23 13:12:28

"김현희, 이명박 정권 이후 방송 등장해 가족들 명예훼손"

김현희 서약서 공개…'평생 유가족 도우며 살겠다' 적혀

유가족 "추모제 한 번 온 적 없고 15차례 면담 요구 불응"

【서울=뉴시스】류병화 기자 =KAL 858기 가족회와 KAL 858기 사건 진상규명대책본부가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현희를 고소 이유를 밝히고 사건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2018.07.23. hwahwa@newsis.com
【서울=뉴시스】 류병화 기자 = 1987년 대한항공 소속 항공편이 폭발하며 탑승객 전원이 사망한 'KAL 858기 폭발 사건'의 유가족이 23일 폭파 주범 김현희씨를 명예훼손 및 업무방해죄로 고소하고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KAL 858기 가족회와 KAL 858기 사건 진상규명대책본부는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유족들에게 종북 좌파라 매도하고 진상규명 활동을 비난해온 김현희를 고소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김현희는 적폐세력에 부화뇌동한 수구세력의 대변자"라며 "분단의 그림자에 몸을 숨긴 어둠의 세력의 끄나풀"이라고 주장했다.

 기자회견에서는 김씨가 1997년 12월23일 가족회에 보냈다는 '858기 희생자 유족회에 드리는 말씀' 서약서도 공개됐다.

 심성국 진상규명 대책본부 총괄팀장은 "이 서약서엔 김현희가 '평생을 유가족과 함께 서로 도우며 살아가기를 노력하겠습니다'라고 적혀 있다"며 "그러나 김현희는 한 번도 추모제에 온 적이 없고 유족들이 원하는 대로 만난 적도 없다"고 했다.

 이어 "약속을 어기고 가족들에게 종북좌파 매도를 한 것에 대해 분노해 고소하게 됐다"며 "김현희는 우리와 국가정보원 과거사건 진실규명을 통한 발전위원회 등이 15차례 면담을 요구했지만 불응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고소의 대리인을 맡은 채희준 변호사는 "김현희는 이명박 정권이 들어선 이후 공중파 방송, 종편방송채널 등에 출연하여 가족회와 대책본부, 진상규명 활동가들의 명예를 훼손하고 업무를 방해했다"고 고소 이유를 밝혔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마치고 서울중앙지검에 고소장을 접수했다. KAL 858기 가족회와 진상규명 대책본부는 향후 검찰 조사 추이를 보며 전두환 전 대통령에 대한 고소도 진행할 예정이다.

 이들은 지난달 27일 전두환 전 대통령 자택 앞 기자회견에서 '전두환 회고록'에 KAL 858기 사건 관련 허위 사실이 적시돼 있다고 보고 조만간 전 전 대통령을 고소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hwahwa@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