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 피겨 영웅 데니스 텐 장례식 엄수...5천명 시민장서 추모

기사등록 2018/07/22 12:31:25

【알마티=AP/뉴시스】 카자흐스탄 피겨스케이팅 영웅인 한국계 선수 데니스 텐의 장례식이 21일 알마티의 스포츠센터에서 엄수되고 있다. 올림픽 동메달리스트 텐은 지난 19일 강도들의 흉기에 찔려 안타까운 죽음을 맞이했다. 장례식은 시민장으로 치렀으며 각계 인사와 시민 5000명 이상이 참석해 그를 추모했다. 2018.07.22 

【서울=뉴시스】이재준 기자 = 카자흐스탄의 한국계 피겨스케이트 메달리스트로 안타깝게 운명을 달리한 데니스 텐(25)의 장례식이 21일(현지시간) 5000명 넘는 인파가 참석한 가운데 시민장으로 거행됐다.

인테르팍스 통신 등에 따르면 비극적인 사건 현장인 알미티에 있는 발라샥 스포츠 센터에서 이날 카자흐스탄의 국민적인 영웅인 텐의 시민장이 엄수됐다.

이른 아침부터 조문객이 늘어서 올림픽 메달을 목에 건 텐의 영전에 조화 등을 바치며 애도했으며 카자흐스탄 출신의 세계적인 프로복서 게나디 골로프킨이 미국에서 달려오는 등 동료 선수와 시민, 문화체육장관을 비롯한 고위 관리들이 장례식에 참석했다.

텐의 시신이 카자흐스탄군 의장대에 의해 장례식장으로 운구되자 만장의 추모객이 일제히 추모의 박수를 치며 영령을 기렸다.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은 아르스탄벡 무하메디울 문화체육장관이 대독한 추모사를 통해 "카자흐스탄뿐만 아니라 세계가 그의 죽음을 슬퍼하고 있다"며 영원히 기억하겠다고 애도했다.
【모스크바=AP/뉴시스】2017년 10월21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국제빙상연맹(ISU) 로스텔레콤 컵 대회에서 카자흐스탄의 한국계 피겨 스케이팅 선수 데니스 텐이 프리 스케이팅 연기를 펼치고 있다.


노보스티 통신은 알마티에서 장례식이 열리는 같은 시간에 수도 아스타나의 스포트센터에서도 수백 명이 참여한 가운데 별도의 시민장이 개최됐다고 전했다.

장례식 후 텐의 유체는 알마티 인근 공동묘지인 '우정의 마을'에 묻혔다.

앞서 텐은 지난 19일 알미티에서 자동차 백미러를 훔치려는 남성 2명과 다투다가 흉기에 찔렸다. 그는 행인에 의해 의식불명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과다출혈로 끝내 숨졌다.
  
텐은 카자흐스탄에서 한국계의 후손으로 태어났다. 텐은 구한말 독립운동가 민긍호 선생의 외고손자다.

의병장 후손으로 이름을 알린 그는 국내에서 개최된 아이스쇼에 여러차례 출연했다. 

텐은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땄다. 2015년 4대륙선수권대회에서 우승했으며 2013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준우승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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