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오후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정 실장이 워싱턴 방문을 위해 출국했는지를 청와대 출입기자단이 문의하자 "그렇다"고 답했다.
정 실장이 워싱턴을 찾은 것은 지난 5월3일 원 포인트 한미 정상회담 개최 논의를 위한 방문 이후 78일 만이다. 당시 정 실장과 볼턴 보좌관은 남북 정상회담 결과를 공유하고 북미 정상회담의 개최 방안을 논의했다.
정 실장은 2개월여 만에 이뤄진 이번 워싱턴 방문에서 볼턴 보좌관과 답보 상태에 빠진 남북미 3자 종전선언의 추진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북한의 가시적인 비핵화 조치 전에 종전선언은 있을 수 없다며 회의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는 미국을 상대로 설득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9월 뉴욕에서 예정된 유엔총회를 계기로 남북미 정상회담을 개최하고 3자 종전선언을 추진하는 방안을 적극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도 유엔총회에서의 3자 정상회담 성사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다.
특히 볼턴 보좌관이 최근 "물리적으로 1년이면 북한의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의 대부분을 해체할 수 있다"며 북한을 자극한 발언이 비핵화 협상과 종전선언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부각시킬 것으로도 예상된다.
북미가 미군 유해송환 논의가 진전을 보이고 있는 것을 계기로 한동안 수그러들었던 종전선언 추진 방안을 이번 만남에서 타진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높아진 종전선언 무게감 때문에 남북미 3자 종전선언 방안이 어렵다면 북미 간 종전선언이라도 추진하는 것이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지난 19일 SBS 블랙하우스에 출연해 종전선언의 가치가 예상보다 커진 것과 관련해 "문 대통령으로서는 책임감을 느낄 것이다. 미국이 어정쩡한 입장을 취하고 있기 때문에 특사를 보내서 미국을 설득, (종전선언 문제를) 빨리 끝내야 한다"며 "차라리 한국과 중국이 빠지고 북미 간에 종전선언을 하도록 권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조언한 바 있다.
따라서 정 실장은 이번 방미에서 모든 방안을 논의 테이블에 올려놓고 포괄적으로 다룰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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