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수막구균성 질환자 예년비 2배↑…동계올림픽이 원인?

기사등록 2018/07/22 06:00:00

질병관리본부, 상반기에만 10명

한일월드컵때도 환자 급증 전례

단체생활자 주의…예방 접종 최선

【서울=뉴시스】강세훈 기자 = 올해 상반기에만 수막구균성 뇌수막염 환자가 10명이 발생해 예년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질병관리본부 감염병 감시 웹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법정감염병인 '수막구균성 뇌수막염' 환자는 10명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에는 17명의 환자가 발생한 바 있다.

 이는 최근 10년 평균 한 해 환자 6.2명에 비해 2~3배 가량 많은 수치다.

 지난해와 올해 유독 많은 환자가 발생하고 있어 수막구균성 질환에 대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의료계에서는 올해 초 우리나라에서 평창 동계올림픽이 열린 것이 수막구균성 질환 환자가 증가의 주된 요인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월드컵이 열렸던 2002년과 이듬해인 2003년 수막구균성 뇌수막염 환자는 각각 27명, 38명 발생했었다.

 대한결핵협회가 지난 1월 평창 동계올림픽 자원봉사자들에게 결핵 검진과 수막구균 백신 접종을 지원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수막구균성 뇌수막염과 수막구균성 패혈증 등 수막구균성 질환의 치사율은 10%로 위험성이 높은 편이다.

 후유증도 심하고 한번 발병하면 진행속도가 매우 빨라 치료시기를 놓치기 쉽다는 것도 수막구균성 질환의 특징이다.

 침습성 수막구균 질환은 침이나 콧물과 같은 호흡기 분비물이나 사람 간 직접적인 접촉을 통해 수막구균이 전파돼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단체생활을 하는 청소년, 군대에 입대한 훈련병, 대학 기숙사 생활자 등이 수막구균성 질환에 걸리기 쉬운 고위험군으로 지목된다.
 
 교육부도 지난해 발표한 ‘대학교용 학생 감염병 예방, 위기 대응 매뉴얼’을 통해 대학교 기숙사 입소생은 수막구균 백신을 접종해야 하고, 기숙사도 신규 입소 안내 시 수막구균 예방접종의 필요성을 홍보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

 특히 다수의 영미권 국가의 학교들은 입학 조건으로 입학생들의 수막구균 백신 접종 및 관련 증명서 제출을 요구하고 있다.

 실제로 캐나다 온타리오 주는 입학생 예방접종 법령에 따라 수막구균 백신 접종을 학교 입학 조건으로 내걸고 있고, 미국은 주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9개 주의 주요 대학에서 입학이나 기숙사 입소 시 수막구균 백신 접종을 의무화하고 있다.

 국내에는 지난 2011년 군대 훈련소에서 수막구균성 뇌수막염 환자가 발생한 이후 신병을 대상으로만 수막구균 백신 접종을 지원하고 있다.

 어린이와 청소년 대상으로는 아직 국가 필수예방접종에 도입하지 않아, 선택적으로만 수막구균 백신 접종이 가능하다.

 수막구균성 질환은 두통, 발열, 구토 등의 초기 증상으로 감기, 독감으로 오인하기 쉬워 조기진단이 어려운 편이다.

 이 때문에 의료계에서는 치료보다는 백신 접종을 통한 예방을 권장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메낙트라 등 4가 수막구균 단백접합백신 2종을 접종 가능하며, 백신을 통해 주요 4가지 수막구균 혈청형이 일으키는 수막구균성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

 kangse@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