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헬싱키 기자회견 발언록 일부 누락…실수냐, 의도적이냐

기사등록 2018/07/18 13:40:00 최종수정 2018/07/18 14:00:41

푸틴에게 던진 기자의 질문 중 일부 누락해 의미 왜곡시켜

【헬싱키=AP/뉴시스】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핀란드 헬싱키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연 첫 공식 정상회담 뒤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18.07.17

【서울=뉴시스】 오애리 기자 = 미국 백악관이 미러 정상회담 기자회견 발언록을 공개하면서  일부를 누락해 의미를 다르게 만들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미 시사잡지 애틀랜틱은 17일(현지시간) 백악관의 이같은 누락이 기자회견 녹취를 푸는 과정에서 벌어진 단순실수일 가능성도 있지만, 해당 발언이 기자회견에서 가장 '폭탄급'이었다는게 문제라고 보도했다.

애틀랜틱에 따르면, 지난 16일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린 미러정상회담 기자회견에서 푸틴은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에 관한 로버트 뮬러 특검팀의 수사에 협조하겠다는 뜻을 나타내면서 "이것은 첫 단계이며, 확대할 수있다. 적절한 법적 틀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영국 로이터통신사의 제프 메이슨이 푸틴에게 질문을 던졌다. 질문은 "당신은 트럼프가 선거에서 이기기를 원했나? 관리들에게 그(트럼프)가 그렇게 하도록(선거에서 이기도록) 도우라고 관리들에게 지시했나(did you want President Trump to win the election and did you direct any of your officials to help him do that)?"였다.

이에 대한 푸틴의 대답은 "그렇다, 그랬다. 그렇다,그랬다( Yes, I did. Yes, I did)"고 번역됐다. 푸틴은 "왜냐면 그(트럼프)는 미러관계를 정상으로 되돌려놓겠다고 말했기 때문이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백악관이 홈페이지 공개한 발언록은 좀 달랐다. 푸틴의 뮬러 특검팀 수사 협조 발언은 정확했다. 그러나  메이슨의 질문에서 "당신은 트럼프가 선거에서 이기기를 원했나?"란 대목은 쏙 빠지고, "그렇게 하도록 도우라고 관리들에게 지시했나?"란 말만 발언록에 오른 것. 때문에 이 질문에 대한 푸틴의 "그렇다,그랬다"는 답은 "뮬러 특검의 수사를 도우라고 관리들에게 지시했다"란 의미가 돼버렸다고 애틀랜틱은 지적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에 대해선, 현장 상황이 시끄럽고 마이크 상태가 좋지 않아서 잘 안들렸을 수도 있기 때문으로도 볼 수있다고 메이슨은 애틀랜틱에 말했다. 또 푸틴이 한 '그렇다, 그랬다"도 "트럼프 당선을 도우라고 관리들에게 지시했다"는 의미이기 보다는 "트럼프가 당선되기를 원했다"는 의미인 듯하다고 말했다.

애틀랜틱은 백악관 기자회견 발언록 내용이 논란을 불러 일으킨 반면, 공영방송 NPR이 공개한 기자회견 발언록 풀텍스트에서는 푸틴과 메이슨의 대화가 제대로 기록돼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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