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총리 "인격·명예 훼손하는 직장, 지속되기 어려워"

기사등록 2018/07/18 10:35:39

"타인의 인격 거칠게 대하면 선진사회로 갈 수 없다"

"강제집행, 법과 인권 가치 충돌…조정방안 모색해야"

"폭염 대책 재점검…취약계층, 실외작업자 사고 유의"

【세종=뉴시스】강종민 기자 = 이낙연 국무총리가 18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정현안점검 조정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8.07.18.   ppkjm@newsis.com
【서울=뉴시스】김지현 기자 = 이낙연 국무총리는 18일 "괴롭힘이 있는 직장은 이제 지속가능하기 어렵다"며 "모든 직장인이 이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여 달라"고 촉구했다.
 
  이 총리는 이날 정부 세종청사에서 열린 국정현안점검 조정회의의 주요 안건인 직장 내 괴롭힘 근절대책과 관련해 이같이 말했다.

  이 총리는 "불행 중 다행으로 직장 내 괴롭힘을 참지 않고 고발하는 시대가 됐고, 특히 젊은 세대는 자신의 인격이나 명예를 상사가 부당하게 훼손하는 것을 더 이상 묵인하지 않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며 "그런데도 상사의 의식은 젊은 세대의 변화를 따라잡지 못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 총리는 이어 최근 기내식 갑질, 물컵 갑질 등 물의를 겨냥해 "요즘 유명 대기업 내부의 이상한 행태를 접하고 있다. 최고경영자가 그렇게 한다면, 그 아래에서도 비슷한 일이 연달아 자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게 합리적일 것"이라며 "일대각성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그러면서 올해 초 직장 괴롭힘으로 목숨을 끊은 대형병원 간호사와 학교 선생님의 사례를 언급하며 "국가인권위원회 조사에 따르면 직장인 73.3%가 직장에서 괴롭힘을 경험했고, 12%는 거의 날마다 괴롭힘을 당한다고 한다"고 현 상황을 설명했다.

  이 총리는 "우리 사회는 타인의 인격과 명예에 놀랍도록 둔감하다. 사람들은 빠르게 고학력화, 고소득화, 고령화하는데 타인의 인격과 명예를 거칠게 대한다는 것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이유가 어디에 있든 이런 상태로는 선진사회로 갈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 총리는 이와 함께 강제집행제도 개선방안을 회의 안건으로 상정했다. 이 총리는 임대차 갈등 중 명도소송(건물을 비워달라고 요구하는 소송)이 제기되고, 이를 강제집행으로 해결하려다 물리적 충돌이 발생했던 궁중족발 사건과 노량진 수산시장 문제를 거론했다.

【서울=뉴시스】임태훈 기자 =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세종-서울 영상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이낙연 국무총리의 모두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2018.07.18.   taehoonlim@newsis.com
   이 총리는 "한편에서는 법이 제대로 집행되지 못하는 무기력한 상태에 놓이고, 다른 한편에서는 법 집행의 이름으로 인권이 침해되거나 사람이 다치는 일이 생긴다"며 "법 집행과 인권보호라는 두 가지 가치가 충돌하는데, 이는 조정하기 쉬운 문제가 아니지만 지금처럼 놓아둘 수도 없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그러면서 "국회에 관련 법안들이 제출돼 있으나 국회 논의는 몹시 더디다"며 "강제집행제도가 직면한 가치 충돌을 함께 생각하고 합리적 조정방안을 모색함으로써 우리 사회와 국회의 논의를 촉진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 총리는 아울러 폭염대책도 재점검했다. 이 총리는 "벌써 네 분이 더위로 목숨을 잃으셨다"며 "지난 5월에 논의한 폭염대책에 대해 행정안전부와 보건복지부 등 관계부처가 지자체와 협조해 다시 확인하고, 특히 독거노인과 쪽방주민 같은 취약계층과 농어업과 건설 근로자처럼 실외작업이 많은 분들이 사고를 당하지 않도록 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 총리는 "조사에 따르면 폭염사망은 실외작업에서 가장 많이 생긴다"며 "논밭이나 건설현장에서는 아주 급한 일이 있더라도 새벽이나 늦은 오후에 하고, 웬만하면 바깥일을 하지 않기를 바라며 농작물과 가축의 피해도 예방하도록 조치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와 함께 "산업통상자원부 등은 폭염으로 인한 전력수요의 급증에 대비해야 한다"며 "올여름 전력공급이 역대 최고라고 하지만 돌발 상황의 가능성도 유념해야겠다"고 덧붙였다.

  fine@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