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여성, '푸에르토리코 국기' 옷 입었다고 봉변당해

기사등록 2018/07/11 10:12:30

가해자 "미국인이라면 그런 옷 입지 말라"며 공격

트럼프도 비투표권자 푸에르토리코 홀대정책으로 논란

【서울=뉴시스】 미국 내 공원에서 푸에르토리코 국기가 그려진 옷을 입은 여성이 별다른 이유 없이 괴롭힘을 당한 사건이 발생했다고 10일(현지시간) CNN이 보도했다. 피해자가 당시 경찰로부터 제대로 된 도움을 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비난 여론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피해자 미아 이리자리(24)가 페이스북에 올린 동영상을 캡쳐한 것이다. 2018.07.11.
【서울=뉴시스】이현주 기자 = 미국 내 공원에서 푸에르토리코 국기가 그려진 옷을 입은 여성이 별다른 이유 없이 괴롭힘을 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경찰로부터 제대로 된 도움을 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비난 여론이 커지고 있다.

10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미아 이리자리(24)는 지난달 생일을 맞아 쿡카운티 자연보존지역을 방문했다.

그때 한 남성이 푸에르토리코 국기와 글씨가 써진 민소매 티셔츠를 입고 있는 이리자리에게 다가와 "왜 그런 옷을 입고 있냐"며 시비를 걸었다.

술에 취해 있던 그 남성은 이리자리에게 "미국에서 그런 옷을 입으면 안 된다"며 "너는 시민이냐, 아니면 미국 시민이냐"고 위협했다.

이리자리는 한 공원 경찰에게 도움을 요청했지만 무시당했다. 나중에 경찰들이 더 온 뒤에야 남성은 체포당했다.

경찰들이 더 도착했을 때도 가해 남성은 계속 이리자리를 향해 "넌 미국인이 아니다. 미국인이라면 그런 옷을 입지 않는다"라며 위협을 가했다.

이리자리는 당시 상황을 휴대전화로 녹화해 페이스북에 올렸으며, 쿡카운티 자연보존지역은 트위터를 통해 즉각 조사에 나섰다고 밝혔다.

한편 리카르도 로셀로 푸에르토리코 주지사는 트위터를 통해 "푸에르토리코 여성이 편견이 심한 사람에게 잔인하게 괴롭힘을 당했지만 처음 현장에 있던 경찰은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았다"며 "경찰관의 행동에 대단히 충격을 받았다"고 비난했다.

카리브해에 위치한 푸에르토리코는 괌, 사이판과 같은 미국 자치령이다. 푸에르토리코 주민은 미국 시민권은 있지만 대통령이나 상·하원의원 선거 등 미국에서 실시되는 선거에 대해선 투표권이 없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후 투표권이 없는 푸에르토리코에 대한 홀대 정책을 펴 비난을 받아왔다. 특히 지난해 9월 태풍 '마리아'가 푸에르토리코를 강타한 후 한창 지원이 필요한 시점에 "재난복구 지원을 영원히 계속할 수는 없다"고 밝혀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lovelypsych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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