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배너 대법관 지명, 미 대법원 친기업 색채 강화 전망

기사등록 2018/07/10 17:15:01

뉴딜정책 이래 가장 친기업적 대법원 출범 전망

기업들 꺼리는 소비자금융보호국 존폐 기로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연방 대법관에 브렛 캐버너 판사를 지명한 후 캐배너의 어깨에 손을 올려놓고 있다. 2018.07.10
【서울=뉴시스】박상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새 연방 대법관 후보로 보수 성향의 브렛 캐배너(53) 워싱턴 연방항소법원 판사(53)를 지명함으로써 미국 법원이 훨씬 친 기업 성향의 색채를 띠게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경제전문 매체인 마켓워치는 9일(현지시간)  이달 말 퇴임하는 앤서니 케네디 대법관의 후임으로 캐배너 판사가 지명됨으로써 미국의 대법원은 1930년대 뉴딜 정책 시절 이래 가장 친 기업적인 성향의 인적 구성을 하게 됐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캐배너 판사를 신임 대법관으로 지명한다고 직접 발표하면서 그를 “판사 중의 판사”로 소개했다.

 마켓워치는 “캐배너 판사의 대법관 임명은 미국 기업계에 또 다른 승리”라고 평가했다. 미 대법원은 최근 친 기업적인 성향의 판결을 잇달아 내렸다. 캐배너의 대법관 지명은 대법원의 친 기업적인 보수 성향을 더욱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마켓워치는 분석했다.

 캐배너는 그동안 각종 연방기구들이 기업 활동을 제한하는 새로운 규정을 만들어 내는 것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취해 왔다. 기업들은 지구 온난화와 노동권, 신용카드 수수료 등과 관련해 연방기구들이 쏟아내는 각종 규제들에 대해 불만을 토로해 왔다.

  캐배너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 시절 만들어진 소비자금융보호국(CFPB)의 합헌성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해 왔다. CFPB는 지난 2008년 금융위기가 닥쳤을 당시 여러 금융감독기구에 분산돼 있던 소비자 보호기능을 통합해 출범된 기구다. 그러나 지난 2014년 1월 미국 뉴저지 주택담보대출 회사인 PHH가 ‘CFPB 설립은 위헌’이라는 취지의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 2016년 10월 항소법원 판사 3인 중 2명이 위헌 의견을 내면서 PHH가 승소했다. 이에 대해 CFPB는 전체 판사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며 이의를 제기해 연방항소법이 심리를 벌이고 있다.

 마켓워치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인용해 만일 캐배너가 상원 인준을 통과할 경우 CFPB는 존속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캐배너는 또 미국 역사와 전통에 반한다는 이유로 총기규제에 반대 입장을 취해 왔다. 그는 1998년에 발표한 논문에서 대통령은 형사소추의 대상이 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캐배너는 그러나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모니카 르윈스키와 관련한 성추문 스캔들에 휘말렸을 때는 이와는 다른 입장을 보였다. 그는 당시 클린턴의 성추문 수사를 맡은 케네스 스타 특별검사팀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며 클린턴을 탄핵 위기로 내몰았다.

 마켓워치는 미국 법원이 이미 친 기업적인 판결을 내리고 있는 상황에서 보수적 성향의 캐배너가 대법관 지명을 받았음을 지적했다. 미국 기업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미 상공회의소는 지난 2017~2018 기간 동안 제기된 10건의 소송 중 9건에서 승소했다고 마켓워치는 전했다.

 민주당은 캐배너 지명 이후 곧바로 반대 입장을 밝혔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이날 성명을 내고 "브렛 캐배너 지명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캐배너 판사가 상원 인준을 받기 위해서는 법사위원회의 청문회를 거친 후 전체회의 표결에서 과반의 찬성을 얻어야 한다. 현재 상원은 공화당 51석, 민주당 47석, 무소속 2석으로 구성돼 있다. 캐배너의 인준이 부결되기 위해서는 민주당과 무소속 의원 전원이 반대표를 던지고 공화당에서 추가로 2명 이상의 이탈표가 나올 경우에만 가능하다. 가부 동수 일 경우에는 상원의장을 겸하고 있는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이 캐스팅 보트를 던지게 된다.

 sangjoo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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