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 종전선언 문제 적극 나서야"
"비핵화 협상 쟁점 다양···빨리될 순 없어"
【서울=뉴시스】김태규 기자 =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는 9일 북미 고위급 회담에서 드러난 비핵화 협상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문재인 대통령이 더욱 적극적인 중재 역할에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문 특보는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문 대통령이 미국과 북한 간에 꽉 막혔을 때 물꼬를 뚫는 데 아주 핵심적 역할을 했고, 미국과 북한 사이가 다른 입장차를 보였을 때 조정자 또는 중재자의 역할들을 했다"며 "지난 6·12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처럼 꼬이고 안 풀렸을 때 그것을 바로잡아 전진시켜주는 역할도 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여러 가지를 해왔다. 그러니까 촉진자의 역할, 중재자의 역할을 해 왔는데 이제 촉진자 역할을 더 많이 해야 되겠다"며 "(북미가) 건설적인 대화를 하도록 하고, 그러면서 빨리 접점을 찾을 수 있도록 해 주는 작업을 우리 정부가 나서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특보는 미국이 종전 선언 문제를 미루고 있다는 북한의 주장과 관련해 "종전 선언은 정치적 선언이기 때문에 가능할 것이라고 보는데 이번에 미국에서 그 부분에 대해 성의표시를 하지 않았다는 발언을 북측에서 했다"면서 "조금 더 지켜봐야겠지만 그것은 조금 예상외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 측에서는 서둘러 비핵화에 방점을 두는 것 같고, 북측에서는 동시교환 원칙에 따라 비핵화 하고, 소위 불가침 조약이든 종전 선언이든 평화조약과 같은 것을 연결시키는 데 역점을 많이 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걸 영어로 시퀀싱(Sequencing) 이라고 하는데, 순서에 있어서 미국과 북한 사이에 차이가 있는 건 이번에 분명히 드러난 것 같다. 극복 못 할 건 아니니까 조금 더 지켜보자"면서 "또 한국 정부가 종전 선언 채택 문제는 좀 적극적으로 나서야 된다"고 강조했다.
문 특보는 향후 전개될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의 쟁점에 대해선 "북한은 점진적으로 '행동 대 행동' 원칙에 따라서 이루어진다는 주장을 하고 있고, 미국은 모든 것들이 일괄 타결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또 (비핵화를) 2년 반 만에 할 것인가, 또는 존 볼턴이 모스크바에 가서 한 1년 내에 구체적인 비핵화가 이루어져야 된다고 얘기하는 타임라인, 그 시간표를 어떻게 짜느냐 이런 문제점들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 다음에 '소위 비핵화의 범주를 어디까지 하느냐'. 특히 북한의 핵 과학자, 기술자 이 사람들까지도 완전히 북한 밖으로 내오거나 새로운 직장을 잡도록 도와주는 것까지 포함하는 것인가 하는 이런 다양한 쟁점들이 있기 때문에 쉬운 게 아니다"라며 "절충점을 찾아야 한다. 그 과정이 빨리 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북한과 미국의 입장 차와 관련해 문 특보는 "미국은 아직까지도 일괄 타결이라든가 북한의 선(先)해체를 상당히 요구하는 것 같다"면서 "북한 입장은 점진적 동시교환 원칙에 따라 가자고 하는 데 큰 차이점이 있는 것 같다"고 짚었다.
이어 "그래서 아직은 미국과 북한 사이 간극이 크다는 것을 확인할 수가 있을 것 같다"면서 "그러나 저는 이것이 극복하지 못할 사항은 아니라고 본다. 결국에 워싱턴과 평양 사이에서 차이점을 조금씩 극복해 나갈 것 아닌가하는 이런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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