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는 일대일 협정, 미국은 다자간 협정 선호
【서울=뉴시스】 안호균 기자 = 미국이 자동차 관세 장벽을 낮추기 위한 논의를 시작하며 유럽연합(EU)과 무역 갈등의 수위를 낮추고 있다.
5일(현지시간) 독일 신문 한델스블라트에 따르면 리처그 그리넬 주독 미국 대사는 전날 BMW, 폭스바겐, 다임러 등 독일 자동차 업체 경영진들을 만나 양측이 자동차 수입 관세를 완전 철폐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독일 자동차업체 경영진들은 긍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고 한델스블랏은 전했다. 이들은 관세 폭탄의 위협을 피할 수 있다면 미국에 대한 투자를 늘릴 수도 있다고 밝혔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자동차 관세 장벽을 낮출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메르켈 총리는 이날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 뒤 공동 기자회견에서 "관세를 낮추는 협상을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현재 수입 승용차에 대한 EU의 관세는 10%로 미국의 2.5%보다 높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러한 관세 불일치를 비난해왔다.
이에 따라 미국과 EU는 무역 갈등을 완화하기 위해 자동차 관세 철폐 또는 인하 논의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관세 철폐 방식에 대해서는 양측 간에 다소 의견차가 있다.
EU 집행위원회는 미국, 한국, 일본의 자동차 업체들과 일대일 협정을 맺는 방안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미국은 다자간 협약을 체결하는 방안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수입 자동차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기 위한 무역확장법 232조 조사에 착수하라고 상무부에 지시했다. 상무부는 이달 말 조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에 EU는 미국이 유럽산 자동차에 관세를 부과할 경우 2940억 달러(328조원) 상당의 보복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밝힌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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