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지방은행④]부산은행, 수장들 줄줄이 법정行…토착비리 온상 '오명'

기사등록 2018/07/06 05:00:00 최종수정 2018/07/06 09:21:17

전임 이장호·성세환 회장, 엘시티 비리 및 주가조정혐의 등으로 사법처리

박재경 전 사장은 전직 지역 국회의원 아들 채용비리로 구속 기소

김지완 회장-빈대인 행장 체제도 낙하산 논란으로 이미지 실추

【서울=뉴시스】조현아 기자 = 온갖 비리에 휘말린 BNK부산은행이 악재에서 좀처럼 헤어나오질 못하고 있다.

부산은행은 전직 수장들이 지난 2015년 이후 해운대 엘시티 비리 혐의와 주가 시세조종 비리 등에 연루돼 줄줄이 법정에 넘겨졌다. 내부적으로 조직이 다 추스려지기도 전인 올초에는 채용비리 의혹이 다시 터져나왔고 그룹사인 BNK금융지주의 고위 임원들이 검찰에 구속되는 상황에 놓였다.

금융기관으로서의 고객 신뢰도가 바닥으로 추락한 가운데 '토착비리'의 온상이 아니냐는 오명까지 떠안게 됐다. 흔들린 수장 리스크에 수익성은 악화되고, 건전성에는 '빨간불'이 켜졌다. 부산은행과 BNK금융이 예전 명성을 되찾기까지는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성세환 전 BNK금융 회장 겸 부산은행장, 이장호 전 회장, 박재경 전 사장 등을 비롯해 관련 임직원 20여명이 무더기로 재판에 넘겨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성 전 회장과 박 전 사장의 경우 검찰에 구속 기소되면서 1년새 한 금융사 수장들이 잇따라 구속되는 초유의 사태까지 발생했다.

성 전 회장은 2015년 말 BNK금융 계열사 대표들에게 거래처나 고객을 동원해 수백억원대의 주식을 매수토록 해 주가를 조정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법원은 성 전 회장에 대한 1심에서 징역 1년6개월에 벌금 700만원을 선고했다.

이후 성 전 회장은 채용비리 의혹에도 연루됐다. 2012년 신입행원 채용 과정에서 부산시 세정담당관 A씨의 청탁을 받고 A씨 자녀의 시험 점수를 조작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2015년 당시 부산은행 부행장이던 박 전 사장은 전 국회의원 딸의 면접 점수를 조작해 합격시킨 혐의로 구속됐다.
 
전 부산은행장이자 BNK금융의 초대 회장을 지낸 이 전 회장은 엘시티 비리에 연루된 의혹으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당시 그는 엘시티 이영복 회장으로부터 대출 특혜 청탁 등과 함께 수천만원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법원은 2심에서 이 전 회장에 대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BNK금융지주 김지완 회장. photo@newsis.com
엘시티 비리와 관련된 의혹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금감원에 따르면 부산은행은 엘시티 개발사업 시행사 엘시티PFV의 관계회사를 지원하기 위해 내부 규정을 초과하는 8500억원 상당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약정을 체결했다. 뿐만 아니라 허위로 여신심사 서류를 작성해 우회 대출을 해준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금감원은 지난 4월 부산은행에 대해 부동산 PF 신규 취급 영업 3개월 정지와 과태로 1억5000만원의 제재 조치를 의결한 바 있다.

이번 의혹들로 BNK금융과 부산은행의 부실한 내부 통제 시스템이 수면 위로 드러났고, 회장이 이사회까지 장악하는 지배구조의 허점이 문제가 되면서 대내외 신뢰도에 심각한 치명타를 입게 됐다. 연루된 비리마다 지역 기업이나 지역 국회의원, 지역 공무원 등과 밀접하게 엮여 있어 이미 토착비리가 뿌리깊게 박혀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까지 나온다.

그룹 전체는 잇단 수장 리스크로 혼돈에 빠진 모습이다. 성 전 회장이 물러난 이후 김지완 BNK금융 회장-빈대인 부산은행장 체제로 조직 개편은 이뤄졌으나 정상화 속도는 나질 않는 상황이다. 회장 선임 절차 과정에서는 '낙하산 논란'이 불거지며 노조 측의 거센 발발이 일기도 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굵직한 이슈들이 완전히 해소되기 전까지 실추된 이미지를 회복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내 지방은행의 대표격인 부산은행은 전국 광역시에 영업망을 갖추고 있을 만큼 규모가 큰 곳으로 BNK금융의 자산 규모는 100조원에 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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