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지주회사, 총수일가 지배력 확장 도구 악용...제도 개선해야"

기사등록 2018/07/03 12:00:00 최종수정 2018/07/03 13:31:03

18개 지주회사 전환 대기업 수익구조 및 출자현황 분석결과 공개

자회사보다 손자회사·증손회사 늘리는 방식으로 '지배력 확장'

【세종=뉴시스】박상영 기자 = 기업의 지주회사 제도가 총수일가 지배력을 확장하는 사실상의 도구로 악용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주회사가 직접 출자해야 하는 자회사보다 손자회사·증손회사 등을 집중적으로 늘리는 방식으로 지배력을 확장하는 것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3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지주회사의 수익구조 및 출자현황 분석결과'를 발표했다.

지주회사는 적은 자본으로 과도한 지배력 확장을 가능하게 하는 출자구조다. 설립이 전면 금지됐지만 외환위기 당시, 기업구조조정 촉진과 소유 지배구조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제한적으로 허용했다.

그러나 총수일가가 적은 자본으로 과도하게 지배력을 확대하거나 자·손자회사 등과의 내부거래를 통해 배당 이외에 편법적 방식으로 수익을 수취하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됐다.

이번 조사를 보면, 지주회사 제도가 총수일가의 지배력 확대의 수단으로 이용되는 등의 부작용이 확인됐다.

공정거래법은 지주회사→자회사→손자회사→증손회사로 이어지는 3단계 출자를 허용하고 있다. 편법적 지배력 확대의 사례로 꼽히는 순환출자와는 달리, 단계별로 수직적 출자만 허용하고 다른 계열사 출자는 금지된다.

그러나 지주회사로 전환한 18개 대기업은 자회사보다 손자회사나 증손회사를 늘리는 방식으로 지배력을 확장했다. 지주회사가 직접 출자해야 하는 자회사를 늘리기 보다는 각 자회사를 통해 손자회사를 늘리는 것이 총수일가의 지배력을 확장하기에 쉽기 때문이다.

지주회사 체제 내에서 소속회사별 증감 내역을 보면, 전환집단 지주회사의 경우 자회사는 206년 9.8개에서 2015년 10.5개로 소폭 증가했다. 같은 기간 손자회사는 6.0개에서 16.5개로 대폭 증가했다.

공정위는 "자회사가 소폭 증가한 부분도 대부분 지주회사 신규 편입에 따른 통계상 효과"라며 "기존 지주회사가 자회사를 신규 설립·인수하는 사례는 미미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손자회사는 주로 자회사가 신규로 설립·인수해 증가했다.

지주회사로 전환한 집단의 출자구조는 지주회사로 전환하지 않은 일반집단의 출자구조보다 단순한 것으로 파악됐다.

일반집단은 복잡한 수평형·방사형 출자가 복합된 출자구조를 가진 반면 전환집단은 공정거래법상 요건에 따라 단순·수직적 출자구조를 갖고 있었다.

그러나 최근 일반집단에서 순환출자가 대부분 해소되고 전환집단에서는 출자단계가 점차 늘어나면서 출자구조의 단순성 측면에서 일반집단과 전환집단 간 격차는 좁혀지는 추세다.

지배구조 측면에서도, 전환집단 지주회사는 일반집단 대표회사에 비해 총수일가 이사등재 비율만 높고 오히려 내·외부 감시 장치 도입 비율은 낮았다.

신봉삼 공정위 기업집단국장은 "지주회사가 직접 출자해야 하는 자회사 보다는 손자회사·증손회사 등을 집중적으로 늘려나가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총수일가의 과도한 지배력 확대나 사익편취 수단으로 악용되지 않는 방향으로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sypar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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