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시대 평양성도 병풍·포항 보경사 비로자나불도 보물 된다

기사등록 2018/06/26 13:31:53
【서울=뉴시스】 평양성도 병풍
【서울=뉴시스】이수지 기자 = 조선 시대 그림들이 국가 보물이 된다.

문화재청은 '평양성도 병풍'과 '포항 보경사 비로자나불도' 등 조선 시대 회화 2점에 대해 보물 지정을 예고했다고 26일 밝혔다.

'평양성도 병풍(平壤城圖 屛風)'은 조선 후기 화려한 평양의 모습을 가로 4m에 이르는 8폭 화면에 읍(邑)이나 성(城)에 마을을 내려 보듯 펼친 '전도식(全圖式) 읍성도(邑城圖)'다. 전도식 읍성도 중 전주를 그린 보물 제1876호 '완산부지도' 다음으로 보물 지정을 추진하는 작품이다.

평양은 조선의 수도 한양에 대비돼 당시 '서경(西京)'으로 불릴 만큼 한강 이북의 지리적 요충지로 평가됐다. 자원이 풍부하고, 많은 예술가를 배출했다. 경제·문화적으로도 번영한 도시였다. 이 이유로 평양은 조선 시대 읍성도에 자주 등장했다.
 
'평양성도 병풍'은 도시 전경을 오른쪽으로 비스듬하게 배치하고 화면 윗부분에는 멀리 보이는 북쪽의 능선을, 화면 아래에는 평양성을 에워싸듯 흐르는 대동강과 그 주변의 섬인 양각도(羊角島)와 능라도(綾羅島) 등 강변 풍경을 묘사했다.

이 병풍 1폭과 2폭에는 영명사(永明寺)와 부벽루(浮碧樓) 등 명승지가, 2폭부터 5폭까지에는 평양 시가지가 각각 그려졌다. 또 3폭부터 6폭까지에는 서원이나 첨성대가 자리한 곳이, 6폭부터 8폭까지에는 사당 등 제례 장소가 담겼다.

병풍 중심에 해당하는 2~4폭에는 성벽에 둘러싸인 평양 모습을 원근법을 가미해 공간감 있게 표현했다. 주요 관청과 명승지 부근에 반듯한 한자로 명칭을 써서 사진을 보는 듯 하다.
 
【서울=뉴시스】포항 보경사 비로자나불도
이 작품은 1804년 화재로 소실된 대동강 주변의 애련당(愛蓮堂)과 장대(將臺)가 묘사됐다. 19세기에 유행한 밝고 짙은 청색을 혼용하지 않고 녹색 위주로 처리한 방식, 명암이 거의 없는 건물 묘사와 인물이 표현되지 않은 화법(畵法) 등을 근거로 제작 시기를 18세기 후반기까지 올려볼 수 있다. 현존하는 평양성도 중 가장 연대가 올라가는 작품으로 추정된다.   

 이 병풍은 작품 규모와 제작 시기, 예술적 완성도, 조선 시대 평양에 대한 역사적 위상 반영 등 여러 면에서 문화재적 가치가 인정될 뿐 아니라 조선 후기 회화 연구에서도 기준이 되는 중요한 작품이다. 

 '포항 보경사 비로자나불도(浦港 寶鏡寺 毘盧遮那佛圖)'는 1742년 조선 후기 경상도에서 활동한 3명의 불화승(佛畵僧)이 왕실의 안녕을 기원하고자 그린 작품이다. 높이 3m의 대형 삼베 바탕에 붉은 물감을 칠한 뒤 인물과 의복을 흰 물감으로 그린 불화다.

비로자나불을 중심으로 그 주위를 문수보살, 보현보살과 사천왕상 등 권속(眷屬)들이 둥글게 에워싼 원형 구도다. 이렇듯 비로자나불을 단독 주존불(主尊佛)로 배치한 불화 중에는 이 작품이 가장 이른 시기에 해당한다.

붉은 바탕과 백색의 섬세한 필선과 아기자기하게 배치된 장식 문양이 어우러져 시각적 오묘함과 조화로움이 돋보인다. 제작 시기와 제작자가 뚜렷해 조선 후기 불화 연구의 귀중한 작품으로 평가된다.     

문화재청은 '평양성도 병풍'과 '포항 보경사 비로자나불도'에 대해 30일간의 예고 기간 동안 각계 의견을 수렴·검토하고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할 예정이다.

 suejeeq@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