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수요일 정책 워크숍…이념 갈등 최소화 나서
'보수' 7번 거론했던 劉…향후 노선 투쟁 불가피
김동철 바른미래당 비대위원장은 당초 22일 비대위에서 개혁 보수와 합리적 진보라는 새로운 당 정체성을 재차 언급할 것으로 알려졌었다. 워크숍 이후 처음 갖는 공개 비대위인데다 이지현 비대위원이 '합리적 진보' 용어 사용에 반발하며 페이스북에 공개적으로 비판 글을 올린 데 대한 대응 성격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실제 회의에선 정체성 관련 발언을 자제했다. 공개 회의에서 새로운 당 정체성을 재차 거론할 경우 논란이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됐다. 김 위원장은 이와 관련, 비대위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미 그것(정체성)이 발표됐는데 다시 또 그것을 반복할 필요는 없다"고 했다.
당초 새로운 정체성 정의에 문제를 제기했던 이 비대위원은 이날 "워크숍 이후 정체성에 대한 치열한 토론과 소통을 거쳐 통합된 모습을 보여드렸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통합된 합의 없이 발표된 '국민에게 드리는 글'로 인해 국민들에게 불필요한 갈등을 보이게 된 점에 대해 대단히 유감"이라고 발언했다.
그는 다만 당 정체성에 대해 '진보', '보수'를 직접 거론하진 않고 "좀 더 숙고의 과정을 거쳐주시길 제안 드린다"고 덧붙이며 역시 논란 확산은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비대위 이후 기자들과 만나 "당내 논란을 떠나 서로 (정체성 관련 내용이) 공유가 안 되고 했던 부분이 있으니 잘 마무리가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당 구성원들이 이처럼 발언 수위를 조절하며 '합리적 진보-개혁적 보수'라는 새로운 당 정체성으로 인한 논란은 일단 본격화되지는 않는 분위기다.
아울러 바른미래당은 향후 매주 수요일 오전 7시 정책 워크숍을 갖는 등 구체적 정책 중심의 당 운영을 통해 역시 이념 용어로 인한 갈등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다. 김 위원장은 이와 관련해 "(앞으로) 이념 논쟁을 할 필요도 없다. 이제 탈이념의 민생 실용정당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유승민 전 공동대표가 대표직 사퇴 변에서 '보수'를 7번이나 거론하며 당 정체성 문제에 있어 타협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확고히 한 만큼 향후 당내 노선 투쟁은 예견된 상황이다. 특히 6·13 지방선거에서 야권이 일제히 참패하며 야권발 정계개편이 예고된 상황에서 자유한국당과의 관계 설정 문제를 두고도 언제든 당내 정체성 갈등이 본격화될 수 있다는 게 적지 않은 시각이다.
한편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 기초단체장마저 단 한 석도 얻지 못하고 참패한 바른미래당 내부에선 선거 패인을 놓고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다.
유 전 대표는 정체성 혼란을 최대 패인으로 꼽았지만, 노원병·송파을 공천 갈등 등으로 표출된 당내 화학적 융합 미비를 가장 큰 패인으로 꼽는 시각도 적지 않다. 지난 19~20일 워크숍 역시 이처럼 당 구성원들이 선거 패인을 두고 다양한 인식을 가진 가운데 실시됐었다.
일단 워크숍에선 '화학적 융합 미비'를 좀 더 무게감 있는 선거 패인으로 보는 분위기가 우세했다. 이때문에 워크숍 역시 자연스레 그간 어울리지 못했던 국민의당-바른정당 출신 의원들 간 화합을 도모하는 분위기로 이어졌다.
그러나 이 비대위원 등 '보수 정체성 확립 미비'에 좀 더 선거 패배 방점을 둔 일부 인사들은 이같은 분위기에도 불만을 가졌었다. 이 비대위원은 이와 관련해 "지난 워크숍 과정을 외부에서 바라보는 눈은 우리 당이 선거에 완패했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치열함이 없다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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