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촌한옥마을 새벽이나 늦은밤 구경 못해요"...관광허용시간 첫 도입

기사등록 2018/06/14 11:15:00

서울시, '북촌 한옥마을 주민피해 개선 대책안' 발표

외국인관광객 '과도한소음-무단침입'에 주민 불만 폭증

22일 주민토론회 거쳐 대책안 최종 확정…7월 본격 시행

【서울=뉴시스】손대선 기자 = 밤낮으로 밀려드는 관광객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는 북촌한옥마을 주민들을 위해 서울시가 '관광 허용시간'을 처음으로 도입한다.

 서울시와 종로구는 몰려드는 관광객으로 인한 북촌한옥마을 주민 피해를 줄이고 정주권을 보호하기 위해 이같은 내용이 담긴 '북촌 한옥마을 주민피해 개선 대책안'을 14일 발표했다.

 북촌한옥마을은 서울 도심의 대표적 관광명소로 하루 평균 1만여 명이 방문하고 있다. 이중 약 70%가 외국인 관광객이다. 이곳에 실제 거주하는 주민들은 주거지인 이곳에 관광객들이 몰리면서 과도한 소음, 쓰레기 무단투기, 무단침입, 불법 주정차 등으로 인한 불편을 겪고 있다.

 대책안에 따르면 서울시는 우선 관광객이 집중적으로 몰리는 북촌로11길 일대를 대상으로 관광 허용시간을 도입한다.

 평일, 토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를 지정·시행해 이른 새벽이나 늦은 밤 관광객 통행을 제한하고, 일요일은 '골목길 쉬는 날'로 운영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우선 주민이 주도하는 관리 인력을 투입, 홍보·계도 활동을 통해 자율적으로 동참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자율시행의 효과를 분석해 이를 토대로 시간대를 조정하고 의무시행을 위한 제도적 근거를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서울시는 또한 단체관광객 방문시 가이드가 동행함으로써 현장 안내가 철저히 이뤄지도록 하고 무단침입이나 쓰레기 투기 금지 같은 관광 에티켓을 준수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단체관광객 가운데 가이드를 동행하지 않은 경우 마을관광해설사 등 시가 양성한 관리인력을 투입해 지원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시간당 방문 적정인원 등을 분석해 특정시간대에 단체관광객이 집중되지 않도록 사전예약제 도입도 적극 검토할 예정이다.

 더불어 북촌한옥마을 주출입구인 돈미약국 주변에 '관광버스 불법주정차 집중단속구역'을 지정해 집중단속을 실시한다. 돈미약국 주변은 단체관광객들을 실어 나르는 관광버스의 불법주정차로 인해 교통정체 및 환경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시는 향후 북촌한옥마을 인근에 '관광버스 승하차장(Drop Zone)'을 설정해 단체관광객을 도보관광으로 유도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중이다.

 북촌한옥마을을 일명 '집중청소구역'으로 정해 쓰레기 특별관리에도 나선다. 쓰레기 수거횟수를 현재 1일 2회에서 3회로 확대하고, 환경미화원이 근무하지 않는 시간대에 전담 청소인력 2명을 상시 투입해 골목 구석구석 청소를 진행한다.

 이밖에 일부 관광객의 노상방뇨 문제 해결을 위해 현재 70개소인 개방·나눔화장실 확대를 추진한다.

 서울시와 종로구는 22일 주민 토론회를 거쳐 대책안을 최종 확정하고 7월  본격 시행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sds1105@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