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지원 성과물 연구자가 특허 소유권 제기할 수 있나
삼성 "법령에 따라 소유권 개인이 아닌 연구기관에 있어"
케이아이피 "연구기관이 권한 포기하면 개인이 가질 수 있어"
11일 업계에 따르면 케이아이피(KIP)는 2016년 텍사스동부지법에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등에 사용해 온 모바일 기기 관련 특허 기술인 '벌크 핀펫(FinFET)'에 대한 사용료를 지급하라"며 소송을 냈다.
이 기술을 개발한 이종호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가 낸 미국 특허에 대한 것이다. KIP는 이 특허에 대한 권한을 양도 받아 소송을 진행했다. 소송 금액은 최소 1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케이아이피는 미국 인텔이 약 100억원의 특허 사용료를 내고 이 기술을 정당하게 이용한 반면 삼성은 무단으로 사용했다며 특허침해 혐의로 고소했다.
삼성전자는 이 기술에 대한 특허권에 문제가 있다는 입장이다.
소송 대상이 된 기술이 국가 지원으로 이뤄진 연구 성과물이므로 특정 업체나 개인이 거액의 특허료를 받을 권리가 없다고 맞섰다.
국가연구개발사업의 관리 등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국가연구개발사업의 수행 과정에서 얻어지는 지식재산권, 연구보고서의 판권 등 무형적 성과는 협약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개별 무형적 성과를 개발한 연구기관의 단독 소유로 하고, 복수의 연구기관이 공동으로 개발한 경우 그 무형적 성과는 공동으로 개발한 연구기관의 공동 소유로 한다.
즉 연구자 개인이 아닌 연구기관인 대학에 소유 권한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삼성전자는 "해당 기술의 특허권은 이 교수나 KIP가 아닌 경북대에 있다"고 주장한다. 이 교수가 미국에 특허를 냈을 당시 경북대 소속이었다는 점과 특허 기술 관련 연구개발과제 협약서 내용을 근거로 제시한다. 협약서에는 "산업재산권 등 무형적 결과물 중 정부출연금 지분에 상당하는 부분을 을(경북대)의 소유로 한다’"고 적혀 있다.
경북대가 특허 소유권을 주장할 수 있는지는 또 다른 쟁점이다.
이 특허 기술은 이 교수가 원광대에 재직하던 때 한국과학기술원(KAIST·카이스트)과의 합작 연구로 발명했는데 미국 특허 출원은 경북대 재직 시설 발생했다. 당시 원광대는 특허 출원을 지원하지 못한다며 이를 거부했고 카이스트는 2002년 1월 국내 특허를 출원한 뒤 국외 특허권은 이 교수에게 다시 넘긴다는 확인서를 썼다.
케이아이피는 특허법과 발명진흥법을 들어 개인이 직무로 발명을 한 경우 기관이 특허 출원의 관리와 권한을 포기하면 자유 발명으로 전환돼 개발자가 특허 소유권을 갖게 된다는 입장이다.
연구를 수행한 원광대와 카이스트 모두 국외 특허권은 포기했으니 연구자인 이 교수가 해외 소유권은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지식재산권 전문 변호사는 "국가연구개발사업의 소유 권한은 기본적으로 연구기관에 있지만 특허법 등과 충돌하는 부분이 있다"며 "일단 연구개발사업의 협약서와 공고에 명시된 내용의 사실관계를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연구 개발이 완성된 시점이 중요하기 때문에 경북대가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지는 다툼의 소지가 있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삼성전자는 국가로부터 연구개발비를 지원받아 개발한 국가핵심기술이라고 판단, 무단 해외유출 여부를 조사해달라고 산업통산자원부에 요구했다.
이에 따라 산업부는 이 기술이 '산업기술의 유출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에 지정된 국가핵심기술인지를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산업부 장관의 승인 없이 국가핵심기술을 이전하면 산업부는 정보수사기관의 장에게 조사를 의뢰하고 해당 국가핵심기술의 수출중지·수출금지·원상회복 등의 조치를 명령할 수 있다.
kje1321@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