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전 여성참정권 쟁취 운동 당시의 깃발이었던 이 색깔의 스카프를 목에 두른 여성들은 런던, 에딘버러, 카디프, 벨파스트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고 각 종 문화행사와 행진을 벌였다.
이 기념일은 영국에서 세계대전 이후에 이뤄진 제4차 선거법 개정과 함께 1918년 국민대표법(Representative of the People Act)이 제정되면서 '30세 이상의 재산을 가진 여성들'에게 처음으로 투표권이 주어진 날이다. 여성 전체가 남성과 똑같은 투표권을 갖기 까지는 이후 10년이 더 걸렸다.
이번 여성참정권 쟁취 기념일 행사를 조직한 문화예술단체 아티초크( Artichoke )는 100명의 미술가들과 여성단체들에게 의뢰해서 행사 깃발들을 제작하게 했다. 이 깃발은 수 십년 동안 고통스럽게 이어졌던 여성 참정권을 위한 투쟁의 과정을 상징하는 대담한 디자인과 이미지를 담고 있으며, 결국 장기간의 항의 시위와 시민 불복종운동을 통해 여성들의 투표권을 획득한 것을 축하하는 의미이다.
런던의 축하 행진은 의장대와 기수들을 앞세우고 도시 중심부를 통과하며 피카델리 광장과 트라팔가 광장을 돌아서 영국 정치권력의 중심인 국회의사당 앞까지 이어졌다. 일부 참가 여성들은 에드워드 국왕 당시의 여성참정권 운동가의 의상을 갖춰입었고, 일부는 녹색, 흰색, 보라색의 스카프로 몸을 감쌌다.
어떤 여성은 여성참정권 운동 당시의 구호인 " 말만 하지말고 행동을!"(Deeds not words )이란 글짜를 수놓아 만든 페넌트를 들고 나오는 등 각양 각색의 투쟁 구호가 적힌 깃발을 들고 나온 여성들도 많았다.
이 날 행진에는 영국내 뿐 아니라 더 먼 곳에서 온 참가자들도 있었다. 파키스탄의 라호르에서 온 아스마 샤미는 이 여성행사에 참가하기 위해서 영국 출장의 날짜를 맞췄다고 말했다.
이 날 런던의 수공예품 가게들은 보라색과 녹색의 원단과 술장식이 모두 동이 났고, 집에서 만든 각종 공예품과 장식품과 과자 등을 들고 나온 여성들도 많았다.
전시회 조직자들은 과거 100년간 여성참정권 운동가들은 지금처럼 평화로운 시위나 행진만 한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그들은 법에 저항했고, 단식투쟁, 유리창 깨기, 어떤 때에는 폭탄을 터뜨리기까지 하며 투쟁했다.
초기 영국의 여성참정권 투쟁가들은 지금으로 보면 테러리스트라고 할수 있는 온갖 수단의 투쟁으로 천 명 가까운 사람들이 투옥되었고, 감옥에서 긴 세월을 살았다. 영국의 여성참정권 투쟁가 중 대표적 인물인 밀리센트 포세트의 동상은 최근 의사당앞 광장에 세워졌는데, 영국에서 이 곳에 세워진 여성 동상으로는 최초의 동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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