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노트북 시장 2016년부터 반등…가볍고 오래 쓰는 제품 주도
울트라 슬림 비중 지난해 70%로 4년 새 2배 이상 증가
올해는 게임용·컨버터블 노트북 주목…시장 작지만 성장 가능성은 커
10일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국내 노트북 시장은 스마트폰이 보급되기 시작한 2010년 이후 2015년까지 정체 국면에 접어들다가 2016년부터 반등하기 시작했다.
증가폭이 크지는 않지만 2015년 225만대에서 216년 240만대 지난해에는 244만대로 성장세가 이어졌다.
가볍고 오래 쓰는 노트북이 출시되며 소비자들에게 호평을 받은 덕이다. 1kg 미만의 초경량 노트북은 이미 대세가 됐다. 두께 21mm 이하의 울트라 슬림 노트북 비중은 지난해 기준 전체 시장의 70%에 도달했다. 2013년 31%에서 4년 새 비중이 2배 이상 증가한 셈이다.
최근에는 초경량 노트북을 중심으로 저장공간 및 메모리는 늘리고 배터리 사용시간은 증가시키며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LG전자의 노트북 'LG 그램'은 국내에서 누적 판매 100만대를 돌파해 '밀리언 셀러(Million Seller)'에 등극했다. 처음 출시된 2014년 12만5000대 지난해에는 35만대를 넘어섰다. 3년 만에 판매량이 3배로 뛰었다.
신제품은 초경량 노트북에 저장장치인 SSD와 메모리 추가가 가능하다는 점이 특징이다. 그동안 초경량 노트북에는 메모리/SSD 확장슬롯이 제공되지 않았던 터라 용량이 쉽게 가득찬다는 한계가 있었다.
또 기존의 가벼운 무게를 유지하면서 대용량 배터리를 채택해 배터리 사용시간이 최대 31시간으로 길어졌다.
삼성전자는 초경량·초슬림 노트북에 이어 노트 시리즈의 'S펜'을 탑재한 2018년형 'Pen(펜)'을 내놨다. 디스플레이를 360도로 회전해 태블릿처럼 사용할 수 있는 컨버터블 노트북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문서 작업엔 노트북 모드에서 키보드를 이용하고, 화면을 뒤로 완전히 접으면 고성능 태블릿으로 쓸 수 있다. 스탠드 모드로 세워두면 요리 레시피를 보는 용도 등으로도 편리해 활용성이 높다.
컨버터블 노트북은 태블릿·노트북으로 동시에 활용 가능한 제품이다. 디스플레이와 키보드가 분리되거나 360도 회전이 가능한 디스플레이를 적용하는 식이다. 아직 시장 규모는 전체의 1% 안팎이지만 업계는 2022년까지 10%가량의 성장을 예상한다. 국내 PC시장에서 컨버터블 노트북 출하량은 지난해 1분기에 1만1000대에서 올해 1분기 6만5000대로 506% 급증했다. 1분기 국내 전체 PC 출하량이 6.0%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두드러지는 상승세다.
시장이 커지면서 업체들의 경쟁도 치열해졌다. 관련 업체들은 고성능 프로세서와 그래픽카드를 탑재하는 것은 물론 휴대성을 강조해 두께와 무게를 줄인 신제품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에이수스, 에이서, 기가바이트와 같은 글로벌 노트북 제조사에 이어 삼성전자와 LG전자까지 경쟁에 합류했다.
삼성전자는 여기에 세련된 디자인을 더했다. 지난 4월 내놓은 두 번째 게이밍 노트북인 '오디세이Z'는 금속 재질과 노트북 상판의 물결무늬가 더해진 독특한 외관이 특징이다.
LG전자의 '울트라 PC GT'는 무게가 1.9㎏에 불과해 2.5~3㎏까지 나가는 일반적인 게이밍 노트북보다 훨씬 가볍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과 태블릿이 득세하며 노트북이 사라질 것이라는 관측도 있었지만 고사양에 태블릿PC 못지않은 무게의 초경량 제품이 나오면서 아직은 존재감이 있다"며 "일반 노트북은 역성장하고 있지만 프리미엄 노트북과 게임용 노트북, 컨버터블 등은 충분히 잠재력이 있어 이들 분야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