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힙합가수는 대마초 피워도 되나? 씨잼·바스코, 대세 힙합에 찬물

기사등록 2018/05/29 14:17:20
씨잼
【서울=뉴시스】 이재훈 기자 = 힙합가수들이 또 대마초를 했다. 케이블 음악채널 엠넷 '쇼미더머니' 출신 래퍼 씨잼(25·류성민)과 바스코(37·신동열)가 대마초 흡연 혐의로 적발됐다.

힙합계는 마약광풍이 다시 불어올세라 전전긍긍이다.

앞서 2011년 힙합가수 크라운제이(39)와 힙합 듀오 '슈프림팀' 출신 이센스(31)가 대마초를 피운 혐의로 적발되면서 힙합계에 대마초 경계령이 내려졌다. 이후 힙합가수 범키(34)가 엑스터시를 투약했다는 혐의로 유죄를 받기도 했다.

이번에는 씨잼과 바스코를 시작으로 대마초 흡연 적발이 확산될 여지도 있어 우려가 더 커지고 있다.

바스코는 씨잼과 같은 공급책을 통해 대마초를 전달받아 2015년 5월부터 3차례 흡연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이 지금까지 대마초 흡연 등으로 적발한 이는 씨잼과 바스코를 포함해 8명이다.

경찰은 "래퍼들이 대마초를 피운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4월13일 씨잼의 숙소 등을 압수 수색해 대마초 29g과 파이프 등 흡연 도구를 압수하는 등 수사를 벌여왔다.

특히 씨잼은 지난해 11월 같은 장소에서 향정신성 의약품(엑스터시·MDMA)을 투약한 혐의도 받고 있다.

대중에 대한 노출 등으로 인해 스트레스와 조울증을 감당해야 하는 연예인은 대마초 등 마약에 연루될 위험이 크다. 창작의 고통을 호소하며 환각제 등에 의존하는 경우도 있다.

그 중에서도 힙합가수들은 대마초 문화에 자유롭다는 인식이 여전히 강하다. 하지만 건전한 힙합문화를 조성했다는 엠넷의 '고등래퍼' 등을 통해 부정적인 인식은 상당히 덜어지고 있다. 아울러 '쇼미더머니' '고등래퍼' 등의 인기로 대세 음악 장르로 접어들었다는 평도 나온다. 

그러나 이번 씨잼과 바스코의 대마초 흡연이 이런 긍정적인 움직임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무엇보다 이들의 태도 논란이 함께 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씨잼은 전날 구속됐다는 사실이 알려지기 전 소셜 미디어에 "녹음은 다 해놓고 들어간다"고 적었다.

이후 죄를 지은 사람의 자세라기에는 신중하지 못했다는 비난이 잇따랐다. 여기에 래퍼 윤병호(18)가 "다녀오십시오"라고 응원하는 투의 댓글을 남겨 시비가 가중됐다.

씨잼과 바스코가 속한 힙합 레이블 린치핀뮤직과 이 레이블의 대표인 래퍼 스윙스(32)를 비판하는 목소리 역시 높아지고 있다. 해명 없이 묵인하고 있는 탓이다.

이 레이블 소속 또 다른 래퍼 블랙넛(29) 역시 구설에 올라 있는 상황이어서 비판의 강도는 더 세다. 그는 래퍼 키디비(28)를 성적으로 모욕한 혐의를 받고 있다. 최근 법정에 출석하면서 자신의 새 앨범을 홍보해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기도 했다.

힙합 장르를 일부 다루는 기획사 관계자는 "힙합은 흑인들의 사회 저항 의식이 밑바탕에 깔린 장르로 수준을 인정받고 있다"면서 "일부 힙합 뮤지션들로 인해 전성기를 맞는 힙합 신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까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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