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필요하다면 언제 어디서든 만나 머리 맞댈 것"
金 "허심탄회한 대화와 논의 보여준 첫 행동" 평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4월27일 남북 정상회담 전 환담장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밝힌 말이다.
문 대통령은 당시 김 위원장이 "이제 자주 만나자, 이제 마음 단단히 굳게 먹고 다시 원점으로 오는 일이 없어야겠다"며 "기대에 부응해 좋은 세상을 만들어보자. 앞으로 우리도 잘하겠다"고 말하자 이같이 화답했다.
지난 10여 일 한반도 정세는 '북한의 남북 고위급 회담 무기한 연기 통보'부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북미 정상회담 취소 발표'까지 한치 앞도 예측하기 어려운 국면으로 흘렀다.
한반도에 또 다시 위기감이 고조된 가운데 한 달 만에 극적으로 열린 이번 두 번째 남북 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남북관계 개선과 대화 재개 등을 약속하며, 다시금 남북이 '한반도 주인'임을 재차 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이같은 인식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남북 정상회담 결과 발표에서도 여실히 나타났다.
문 대통령은 "지난 회담에서 우리 두 정상은 필요하다면 언제 어디서든 격식 없이 만나 서로 머리를 맞대고 민족의 중대사를 논의하자고 약속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양 정상은 이번 회담이 필요에 따라 신속하고 격식 없이 개최된 것에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며 "앞으로도 필요한 경우 언제든지 서로 통신하거나 만나, 격의없이 소통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이같은 모습은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전날 남북 정상회담에서 말미에 나눈 마무리 발언에서도 재차 확인됐다.
김 위원장은 "(4월27일 회담 때) 북남문제의 중요한 시기에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누고 진지한 자리에서 논의하자고 했는데 오늘은 실질적으로 보여준 첫 행동"이라며 "더 많은 사람들의 기대에 부응하게 각자 책임 껏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에 대해 "4·27 회담 이후 남북 간 대화에서도 약간의 어려움이 있었고, 조미 정상회담이라는 아주 중요한 회담을 앞두고 있다"며 "(남북이) 함께 협력해 나가는 그런 의지를 다시 한번 보여준다는 차원에서 이번 회담이 아주 뜻깊다고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특히 남북 정상이 빠른 시기에 대화에 합의하고 실천하는 것까지 성공하면서 서로의 의지에 대해 확인한 만큼, 향후 한반도 정세가 다시 급변할 경우에도 남북 정상이 재차 '한반도 주인론'을 바탕으로 선제적인 대응을 보일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더불어 문 대통령의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완전한 평화에 이르는 길이 결코 순탄하지 않을 것"이라는 말처럼 앞으로 곳곳에 암초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북미 대화와 북미 관계 개선에 있어서 남북 정상이 얼마나 주도적인 역할을 해낼 수 있을 지도 관건이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이번 회담은 단순 내용을 떠나 남북관계에 더 많은 의미를 부여한다"며 "남북이 주인이고 남북관계가 중심이 돼 비핵화와 북미관계를 추동하고 길라잡이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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